[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하이힐신고 달리는 조정석님~ ‘슬개골연골연화증’ 조심하세요

지난달 31일 개봉한 영화 ‘파일럿’이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개봉 12일만에 300만 관객을 넘어서는 등 이번 여름 개봉작 중 가장 먼저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작품으로 기록됐다. 특히 주연 배우 조정석이 남자와 여자를 오가는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어려운 집안 환경이었지만 공군사관학교를 수석 졸업한 정우(조정석)는 메이저 항공사인 한국항공의 여객기 조종사로 활약하고 있다. 뛰어난 실력은 물론 TV 토크쇼에도 출연하고 수많은 광고 제의를 받는 스타 파일럿이다.

 

하지만 어느 날 회식 자리에서 성희롱 발언을 하는 임원의 비위를 맞춰주던 내용이 녹음돼 큰 파장이 일어났다. 이후 성희롱 발언으로 한 순간에 실직자가 되고 이혼까지 당한다. 게다가 전 세계 항공사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재취업도 불가능해졌다.

 

집에서 쫓겨난 정우는 여동생과 엄마의 집에 얹혀살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한국항공의 자회사인 한에어의 노문영 이사(서재희)가 여성 파일럿을 집중적으로 모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고민 끝에 뷰티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여동생의 이름을 빌려 지원서를 접수한다.

 

결국 동생의 도움으로 여장을 한 뒤 한정미라는 이름으로 합격한 정우. 그리고 비행에 나선 어느 날, 기상 악화로 추락 위기에 놓인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켜 국민 영웅으로 거듭난다.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는 자신의 비밀을 지키기 위한 기상천외한 난관들을 겪기 시작한다.

 

이번 영화에서 특히 조정석 배우의 연기가 돋보였다. 목소리부터 말투, 행동 등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었다. 그러나 한정미로 완벽하게 다시 태어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7kg을 감량하고 100벌이 넘는 의상을 피팅하는 등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고 한다. 

특히 하이힐을 신고 연기를 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그는 운동선수들 햄스트링이 올라오는 것처럼 다리를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고 전했다.

 

실제 하이힐은 여성 근골격계 건강 악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종아리 및 햄스트링 근육통 외에도 무릎, 골반, 척추 등 신체 전반의 균형을 해칠 수 있다. 그중 ‘슬개골연골연화증’은 잦은 하이힐 착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 질환이다.

 

슬개골은 무릎 앞쪽 동그란 뼈를 뜻하는데, 슬개골연골연화증은 말 그대로 슬개골의 연골이 외부 충격이나 잘못된 일상 습관 등으로 약해지는 질환이다. 무릎을 굽혔다 펼 때 무릎 앞쪽에서 소리가 나고 뻑뻑한 통증이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며, 무릎 앞쪽이 시큰거리고 붓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치료를 중심으로 한 한의통합치료를 진행한다. 침 치료는 경직된 주변 근육을 이완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통증을 완화시킨다.

 약침 치료는 한약재의 유효성분을 경혈에 주입하는 치료법으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손상된 주변 조직의 회복을 돕는다.

 

특히 약침 치료는 SCI(E)급 국제학술지 ‘중의학(Chinese Medicine)’에 게재된 자생한방병원의 논문을 통해 항염증 및 연골 보호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골관절염을 유발한 실험쥐에게 3주간 방풍, 우슬 등의 한약재가 함유된 약침을 사용한 결과, 염증 유발 물질인 ‘프로스타글라딘E2’ 생성이 약 60% 억제됐다. 뼈를 구성하는 요소인 소주골 또한 약 40%나 더 보호됐다.

 

아울러 슬개골연골연화증을 예방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일상생활의 개선이다. 하이힐의 장시간 착용을 지양해야 하며, 체중을 감량해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이는 굽이 높은 구두를 신는 남성에게도 마찬가지며, 퇴행을 앞당기지 않도록 평소 무릎 건강에 힘쓰도록 하자.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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