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정예로 이뤄낸 팀 코리아의 위력...金 13개·銀 9개·銅 10개로 종합순위 8위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팀 코리아의 위엄.

 

지난달 25일 프랑스 파리에서 1924년 이후 100년 만에 열린 2024 파리하계올림픽대회에선 소수정예 팀 코리아의 위력이 제대로 나타났다. 21개 종목 144명으로 이뤄진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종합순위 8위의 성적으로 마쳤다. 대회 전 대한체육회의 금메달 5개, 종합순위 15위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최대 성과를 떠안았다.

 

금메달 13개는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에 이어 우리나라의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이다. 전체 메달 개수 32개는 1998년 서울 대회 33개(금12·은10·동11)에 이은 2위 기록이다. 2008년 베이징 대회와 타이를 이뤘다.

12일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폐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걱정을 씻고

 

단체 구기 종목의 집단 부진으로 한국 선수단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8년 만에 최소 규모에 그쳤다. 직전 2020 도쿄 대회(2021년 개최)보다 더 낮은 성적(금6·은4·동10)을 거둘 것이라는 위기가 감돌았다. 일각에서는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했다.

 

막상 대회가 시작하자 한국 선수들은 힘을 내기 시작했다. 출발이 좋았다. 개회식 다음 날인 27일부터 본격적으로 메달 레이스가 시작됐는데 박하준-금지현이 사격 공기소총 10m 혼성 경기에서 은메달을 수확하며 첫 메달을 안겼다. 좋은 분위기는 선수단 전역에 퍼졌다. 28일엔 오상욱이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첫 금빛 소식을 전했다.

 

파리에서 300㎞ 떨어진 샤토루 슈팅 센터에선 각성한 사격 대표팀이 연일 금빛 총성을 울렸다. 여고생 사수로 알려진 반효진은 한국 선수단 하계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오상욱은 남자 사브르 단체전까지 우승을 차지하며 2관왕을 달성했고 양궁의 김우진과 임시현은 나란히 3관왕에 오르며 신궁의 면모를 보였다.

 

활·총·칼로 대표된 한국의 금빛 레이스에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도 가세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우승을 이뤄냈다. 대회 후반부에는 태권도의 박태준, 김유진이 금빛 발차기에 성공하면서 종주국의 자존심도 살렸다.

 

무엇보다 위기감이 감돌았던 한국 엘리트 스포츠가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장재근 대한민국 선수단 총감독(선수촌장)은 “100일 남았을 무렵에는 엘리트 체육 붕괴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에 암울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집중하고 경기에 몰입하려는 느낌을 받으면서 ‘바닥을 치고 올라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선수촌에서 지도자들과 어울리면서 닦달했는데 담담하게 받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12일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폐회식 기수를 맡은 임애지와 박태준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올림픽공동취재단 제공

◆아듀, 파리!

 

12일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에서 열린 이번 올림픽은 대회 내내 센강 수질 문제가 큰 화제를 모았다. 개회식에서는 한국 선수단 입장 시 ‘북한’이라 소개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본격적인 대회 시작을 앞두고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윤석렬 대통령에게 직접 사과를 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크고 작은 사고 속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처음으로 완전히 개방된 대회를 표방한 파리올림픽은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다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미국은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인 여자농구 결승전에서 프랑스에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 40개, 은메달 44개, 동메달 42개로 중국(금40·은27·동24)을 제치고 하계올림픽 4회 연속 메달 순위 1위를 지켰다.

 

폐회식에서는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박태준과 여자 복싱에서 사상 첫 올림픽 메달(동메달)을 수확한 임애지가 폐회식 기수를 맡았다. 우리나라 선수단은 좋은 추억을 갖고 4년 뒤 LA 올림픽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파리=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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