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하늘 아래 물길 따라 힐링

물가 거닐며 즐기는 스위스 여행

구시가지 지나며 라인 강 수영
루체른 호수서는 요트·페달로
취리히 제바트 엥에서 뷰 만끽
호숫가에는 사우나·야외 바 등

요즘 스위스가 핫한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스위스정부관광청에 따르면 스위스는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한국인이 세 번째로 많이 방문하는 서유럽 국가다. 만족도도 높다. 지난해 한국인 해외 여행지 종합만족도 순위에서 스위스는 27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아직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 스위스로 향해보면 어떨까. 스위스 도시의 여름은 지중해의 맛을 약속한다. 물 위에서의 재미, 훈훈한 밤들, 그리고 기분 좋은 술 한 잔. 좀 더 여유로운 휴식을 찾는 이들은 호숫가에서 요가를 하거나 강가를 거닐고, 물가를 따라 뛰어난 건축물을 감상해보자. 현지인들이 여름을 즐기는 방식을 스위스 대표 도시별로 소개한다.

현지인들이 바젤 라인강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라인 강가에서의 여유로운 여름, ‘바젤’

더운 여름날 바젤에서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단 한 가지, 바로 ‘라인 강 수영’이다. 여름철에 강에서 바라보는 구시가지의 파노라마보다 더 좋은 뷰는 어디에도 없다.

역사적인 구시가를 가로지르는 라인 강에서 수영에 나서보자. 클라인바젤 강둑은 여름을 위한 장소다. 라인 강에 뛰어드는 모험을 감행해 본 이들이야말로 이 도시의 영혼을 이해할 수 있다. 수천명이 무더운 여름철 상쾌한 강물에 뛰어들어 더위를 식힌다.

강물로 바로 연결되는 라인 강변의 수영장 시설물 ‘라인바트 브라이테(Rheinbad Breite)’와 ‘바데하우스 생 요한(Badehaus St. Johann)’도 있다. 아르누보 양식의 수영장 시설이 두 개 있다. 이 가운데 하나를 찾아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강 상류를 향한다. 물결에 몸을 맡기고 강물을 둥실둥실 떠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출발한 지점에 도착해 있다. 두곳은 모두 5월부터 9월까지 운영되는데 날씨에 따라 문을 닫을 수도 있다.

수영하고, 물장난을 치고, 라인 강을 둥실둥실 떠내려가는 동안 옷가지와 귀중품을 젖지 않도록 보관해야 한다. 바젤 사람들이 유용하게 사용하는 용품이 바로 ‘위켈피슈’다. 소지품을 위켈피슈 안에 모두 집어넣으면 끝. 밝은 색채의 방수 백은 다양한 색상과 사이즈로 제작된다.

바젤 사람들은 라인강 없는 바젤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네 척의 여객용 페리가 한쪽 강둑에서 다른 편 강둑으로 이동하는데, 스틸 케이블 하나와 물결만으로 움직인다. 강을 건너며 말뚝을 박는 뱃사공의 전통은 여전히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여름날의 햇살이나 쾌적한 저녁 한때를 즐기고 싶다면 라인 강가의 ‘바젤 섬머 바’를 찾자. 스위스-독일-프랑스 국경이 만나는 항구 주변에도 다양한 바가 있다. 산드오아세(Sandoase), 데크57(Deck57), 노드슈테른(Nordstern) 등이 대표적이다.

루체른 호수에서 페달로를 한대 빌리면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물의 도시 ‘루체른’ … 페달로 타고 둥실

루체른은 물로 형성돼온 도시다. 한때는 어촌 마을로, 또 다른 한때는 무역 중심지로, 그리고 지금은 세계적인 관광지로 이름났다. 루체른 호수와 로이스 강과 접한 특별한 위치 덕분에 물 위와 주변에서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을 선사해 준다.

우선 파노라마 요트에 도전해보자. ‘사파이어 파노라마 요트’는 루체른 호수 주변을 항해한다. 시크한 분위기, 아쿠아 테라스, 호수와 도시, 산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뷰, 이 모든 것이 여유롭고 즐거운 여행을 만들어 준다.

루체른 호수, 슈바넨플라츠(Schwanenplatz) 광장에서 인기 있는 ‘페달로’ 한 대를 빌려보자. 페달로에 올라타면 물 위에서 무념무상한 몇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호수 위에서 그림 같은 주변 풍경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다.

웅장한 알프스 파노라마를 감상하며 ‘스탠드 업 패들 보드’에서 밸런스 유지에 도전하는 것도 좋다. 루체른 리도에 있는 모래사장에서는 스탠드 업 패들 보드를 시간 단위로 대여할 수 있다.

‘빌헬름 텔’ 선상 레스토랑만큼 물과 가깝게 식사할 수 있는 곳은 루체른에도 거의 없다. 데크 곳곳에 마련된 자리에서 도시와 호수, 알프스 산 최고의 뷰를 감상할 수 있다. 유서 깊은 선박으로 연중 도심에 정박돼 있어서, 도시를 여행하는 중에 잠시 쉬어가기 좋다.

취리히 제바트 엥에를 찾은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다. 스위스정부관광청 제공

◆청량한 도시 ‘취리히’ … 여유만끽 제바트 엥에

취리히는 청량한 자연으로 매력을 발산한다. 1200개의 분수대, 두 개의 강, 하나의 호수가 도심 한복판에도 맑은 물을 공급해 주고, 여름철 더위를 식혀갈 반가운 기회를 선사해 준다.

‘순도 100% 취리히’를 느끼고 싶다면 ‘제바트 엥에’를 찾자. 뷔르클리플라츠 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 수영을 하며 더위를 식히면서 햇살을 즐길 곳을 찾는 이들이 취리히 호수에 있는 제바트 엥에로 향한다.

호수와 알프스의 뷰가 수평선을 장식하고, 바비큐와 샐러드를 갖춘 야외 바가 있고, 전통 마사지 및 요가 클래스가 운영되고, 호숫가에 자리한 사우나에서 쉬어갈 수 있다.

취리히에서 가장 오래된 강가 수영장인 ‘플루스바트 운터러 레텐’도 둘러볼 만하다. 야외 수영장은 1909년에 지어진 것으로 건축가인 피슬러 및 프리드리히(Fissler and Friedrich)의 작품이다.

이는 원형 상태 거의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나중에 엘사 및 에른스트 부르크하르트에 의해 수영을 하지 않는 사람들과 어린이를 위한 물놀이 풀장으로 확장됐다. 1986년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중요 건물 목록에 등록되었다. 저녁이면 각종 문화 행사가 정기적으로 열린다. 키오스크 가판대와 놀이터, 옷 보관소, 수영장이 있다.

취리히에 들렀다면 ‘바르푸스바’를 찾아보자. 이는 취리히에서 제일 인기 있는 바디 바 중 하나다. 여기를 찾은 이들은 신발을 벗어 놓고, 구시가지의 웅장한 뷰를 벗 삼아 외딴 강가 바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다.

바르푸스바는 오리지널 아르누보 양식의 풀장에 자리한 바로, 낮 동안 개방하는 유일한 여성 전용 풀장이다. 저녁에는 모두에게 개방된다. 일요일에는 바에서 맨발 댄싱 시간도 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