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강소 기업을 가다] 트렌드 된 ‘디다꾸’…신동환 “유명 IP 협력으로 위버딩 성장 가속”

디지털 문구 콘텐츠 플랫폼 ‘위버딩’을 운영하는 신동환 누트컴퍼니 대표가 종이 노트에서 온라인 사업으로 발을 들인 계기와 앞으로의 비전을 밝혔다. 디지털 문구 시장을 개척과 동시에 위버딩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찾는다는 목표다. 사진은 신동환 누트컴퍼니 대표의 모습. 누트컴퍼니 제공

디지털 시대 속에 학교 수업, 회의 등 많은 것들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종이 대신 스마트폰, 태블릿 기기 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하면서 MZ 세대의 취미 생활로 유행하던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도 ‘디다꾸(디지털 다이어리 꾸미기)’로 바뀌고 있다. 필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다이어리 서식 파일을 다운로드해 내용을 적고 스티커, 마스킹 테이프 등 다양한 디지털 내 아이템으로 꾸미는 식이다.

 

이러한 디지털 문구를 판매하는 곳을 디지털 문방구라고 일컫는다. 가장 대표적인 플랫폼이 바로 ‘위버딩(Webudding)’이다. 위버딩은 필기와 스케줄러 및 다이어리 작성, 드로잉 등을 위한 서식부터 스티커, 브러시 등 디지털 문구를 파일 형태로 사고팔 수 있는 사이트다. 태블릿 유저를 위한 디지털 문구 오픈마켓으로 정의할 수 있다. 

 

◆종이→디지털 노트…입점 작가만 2000명 이상

 

위버딩은 젊은 리더의 도전과 개척 정신이 만들어낸 신개념 디지털 문방구다. 신동환 대표는 서울대에 재학 중이었던 2018년에 위버딩 운영사인 누트컴퍼니를 만들고 지금까지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포브스에서 선정하는 ‘30세 미만 리더 3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유기화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육각형 노트 개발을 시작으로 공학·패션디자인 등 대학생을 위한 특수 패턴 노트를 판매해오다 2020년 초 한 고객의 요청으로 변환점을 맞이했다. 노트 서식을 ‘PDF 버전’으로 판매해달라는 문의였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만난 신 대표는 “답변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문구 시장을 알게 됐고, 특화된 비즈니스를 실험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진입하게 됐다. 다만, 상품을 하나하나 직접 디자인한다면 규모 있는 비즈니스를 이루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 판단했고, 창작물 전문 마켓 엣시(Etsy) 모델을 초기에 벤치마킹해 C2C(개인 간 거래) 오픈마켓 모델을 세웠다”고 돌아봤다.

 

현재 위버딩에는 약 2000명 이상의 크리에이터가 입점해있고, 이들은 먼슬리/위클리 플래너, 학교 선생님들을 위한 교무수첩, 가정생활에 필요한 가계부나 육아일기 템플릿, 꾸미기용 스티커 등을 제작하고 있다. 현재 2만개에 가까운 콘텐츠를 판매하고 있으며, 누적 판매량은 35만건에 이른다.

 

하지만 창작 경쟁이 치열해지면 저작권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위버딩도 많은 작가들이 활동하는 만큼 콘텐츠가 겹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때문에 철저한 사전 검토는 필수다.

 

신 대표는 “위버딩 내 상품 판매를 위해선 입점 심사와 상품 등록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의 포트폴리오를 검토하고, 복제 여부에 대한 검수를 포함한 여러 가이드라인에 맞춘 심사를 진행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작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대응을 위한 자료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문구 콘텐츠 플랫폼 ‘위버딩’ 대표 이미지. 누트컴퍼니 제공

◆태블릿 시장 성장에 비례

 

2020년 론칭한 위버딩은 현재 미국·필리핀·태국·대만·뉴질랜드·사우디아라비아 등 30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이용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0%나 성장했다.

 

트렌드 흐름을 잘 탔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국내 태블릿 PC 보유율은 2021년 24%에서 2023년 40%를 넘어섰다. 이는 필기 앱과 앱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문구 콘텐츠의 수요가 높아질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또 정부는 내년부터 초·중·고 수업에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한다. 앞으로 학생들이 100% 태블릿을 쓰는 시대가 열리게 되는 셈이다. 이 영향으로 디지털 문구 콘텐츠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 대표는 “저 역시 대학교에 다닐 때 모든 필기를 태플릿 PC로 했고, 과외 아르바이트를 할 때에도 필기 앱을 이용했다. 최근 초·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태블릿을 나눠주고 있고, 내년에는 교과서가 태블릿 상에서 제공될 예정이다. 더 많은 학생들이 태블릿 환경에 익숙해지면 시장이 성장할 기회가 생길 것 같다”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러한 트렌드가 관찰됨에 따라 위버딩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탐색하고 있다”고 비전을 밝혔다. 

 

위버딩의 급성장에는 굿노트의 투자 유치도 도움이 컸다. 굿노트는 전 세계 2400만명의 월간 활성사용자(MAU)를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필기 앱이다. 위버딩에서 판매하는 콘텐츠가 주로 사용되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굿노트는 지난해 9월 위버딩에 25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신 대표는 “투자를 받기 전에 양사 간 협업이 먼저 있었다. 작년 3월부터 위버딩 입점 작가들이 만든 디지털 문구를 굿노트에 공급해 왔다. 성과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전략적 투자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위버딩 이용 고객들이 주로 사용하는 플랫폼도 굿노트나 삼성노트 앱이다. 앞으로 더 많은 협력을 통해 장기적으로 윈윈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누트컴퍼니 직원들이 ‘위버딩’ 사업 전략을 회의하고 있다. 누트컴퍼니 제공

◆앞으로 ‘유명 IP 확보’ 전략

 

위버딩은 크리에이터들의 개인 창작물 확보를 넘어 올해 상반기부터 글로벌 IP(지식재산권)를 적극 확보하고 있다. 지난 2월 디지털 콘텐츠 기업 코글플래닛과의 업무 협약으로 글로벌 인기 캐릭터 에비츄를 접목한 디지털 문구 제작 및 유통 권리를 확보한 데 이어 3월에는 디즈니코리아와 정식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하이브로부터 방탄소년단(BTS) 공식 로고 및 캐릭터 ‘타이니탄’ 활용 권리를 획득하며 수익 다각화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신 대표는 “2030 유저들이 주요 고객인 동시에 디지털 콘텐츠를 다루고 있기에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할 수 있다. 지금까지 민음사, 교보핫트랙스, 로지텍 등과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를 공급받거나 공급하는 B2B(기업 간 거래) 형태의 협업을 진행했고, 최근에는 IP 보유 기업들과 라이센싱 계약을 맺으며 협업을 약속했다”고 향후 외형 확장을 기대했다.

 

신 대표는 마지막으로 “위버딩은 두 가지 미션을 동시에 풀고 있다. 디지털 문구 시장을 개척하고 그 시장 안에서 위버딩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찾고 있다. 가장 어려운 점이지만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전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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