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Star] 올림픽 메달슬램…리디아 고, 마침내 금메달까지 품었다

사진=AP/뉴시스 
리디아 고가 11일 프랑스 파리 인근 르골프 나쇼날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여자부 최종라운드서 금메달을 확정,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꿈을 이뤘네요.”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마침내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11일 프랑스 파리 인근 르골프 나쇼날(파72·6374야드)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여자부 최종라운드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총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작성했다. 에스터 헨젤라이트(독일·8언더파 280타)를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3위는 린시위(중국·7언더파 281타)가 차지했다. 18번 홀(파4) 버디로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리디아 고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골프계의 한 획을 긋는 순간이었다. 이번 금메달로 리디아 고는 3회 연속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선 은메달, 2020 도쿄(2021년 개최) 대회선 동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여자 골프에서 올림픽 금, 은, 동을 싹쓸이하는 ‘메달 슬램’이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라 생각했기에 더욱 감격스럽다. 리디아 고는 “마지막 올림픽에서 꿈을 이뤘다. 동화 속, 신화 속 인물이 된 듯하다”고 말했다.

 

끝이 아니다. 이번 대회서 리디아 고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명예의 전당 가입 조건까지 충족했다. 앞서 헌액까지 1점이 부족했던 상황. 이번 금메달로 채웠다. 역대 35번째이자 최연소 헌액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리디아 고는 1997년 4월 24일생이다. ‘개척자’ 박세리가 2016년 27세 10개월로 세웠던 최연소 기록을 8년 만에 3년 6개월 앞당겼다. 리디아 고는 “올림픽에서 이런 일(명예의 전당 입성)이 일어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놀라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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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가 11일 프랑스 파리 인근 르골프 나쇼날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여자부 최종라운드서 금메달을 확정,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일찌감치 ‘천재 소녀’라 불렸다. 골프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것. 한국에서 태어났으나(한국명 고보경) 어린 시절부터 온가족이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다. 만 14세 때인 2012년 호주 여자골프 NSW오픈서 우승컵을 품었다. 최연소 프로대회 우승 기록이었다. 같은 해 8월 LPGA 투어 캐나다 여자오픈서 웃으며 또 한 번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프로로 전향한 것은 2013년부터다. 메이저 2승을 포함해 LPGA 투어 통산 20승을 거뒀다. 두 차례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탄탄대로만 걸은 것은 아니었다. 슬럼프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럴 때 큰 힘이 돼 준 것은 반쪽이다. 2022년 12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외아들인 정준씨와 결혼했다. 그해에만 3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1위로 복귀하는 등 부활의 날갯짓을 자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다. 이날도 대회장엔 정태영 부회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며느리를 응원했다고 알려졌다. 리디아 고는 “2022년 시즌 최종전인 CME투어 챔피언십서 우승하고 많이 울었다. 약혼 후 처음 하는 우승이었다. 남편 덕분에 금메달도 딴 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한국 선수단 중에선 양희영이 가장 높은 성적을 거뒀다.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 공동 4위를 마크했다. 고진영과 김효주는 공동 25위(이븐파 288타)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여자골프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서 박인비가 금메달을 딴 뒤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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