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Star] 탁구 신동을 넘어 女 탁구 간판으로...신유빈, “노력한 것을 후회 없이 다했다”

(왼쪽부터) 전지희, 이은혜 신유빈이 10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말 기뻐요.”

 

신유빈, 전지희, 이은혜로 구성된 여자 탁구 대표팀은 10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매치 스코어 3-0으로 승리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유빈은 임종훈과 호흡을 맞춘 혼합 복식 동메달에 이어 여자 단체전에서도 동메달을 차지했다. 어엿한 한국 탁구 에이스로 거듭났다.

 

◆신동의 성장

 

신유빈은 탁구 신동으로 처음 이름을 알렸다. 5살이었던 2009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과 팽팽한 탁구 대결을 펼쳐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후 승승장구였다. 초등학생일 때 국내 최고 권위 대회인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대학생 선수를 이겼고 중학교 2학년 때는 조대성과 한 조를 이뤄 종합선수권 혼합 복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최연소 태극마크의 주인공이다. 2019년 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시 만 14세 11개월 16일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아 최연소 국가대표 신기록을 썼다. 2020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을 앞두고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신유빈은 열일곱 살에 첫 올림픽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련도 있었다. 도쿄 올림픽 뒤 과도한 훈련으로 손목 피로골절 부상으로 고생했다. 반복되는 부상에 손목뼈에 핀을 박는 수술도 받았다.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지난해 5월 더반 세계선수권에서 전지희와 함께 한국 선수로는 36년 만에 여자 복식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선 전지희와 여자 복식 우승을 합작하며 한국 탁구에 21년 만의 AG 금메달을 안겼다.

 

이번 대회에서는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임종훈과 호흡을 맞춘 혼합 복식에선 한국 탁구에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안겼다. 메달 2개를 목에 걸며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김택수(남자 단식 동메달·남자 복식 동메달), 현정화(여자 단식 동메달·여자 복식 동메달) 이후 32년 만에 단일 대회에서 2개 이상의 메달을 건 선수가 됐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 출전한 전 종목(혼합 복식, 여자 단식, 여자 단체전)에서 4강에 오르는 성적을 냈다.

 

신유빈은 “정말 노력한 것을 다 후히 없이 했던 대회라고 생각한다. 진짜 후회가 없다. 저도 마음이 편안하고 많은 경기가 있었는데 ‘드디어 끝났다’라는 후련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이런 큰 대회에서 동메달 결정전을 세 번이나 했는데 그것보다 큰 경험은 없다. 국가대표로 뛰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왼쪽부터) 전지희, 이은혜 신유빈이 10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함께해서 소중하다

 

단체전 메달도 의미가 컸다. 탁구 단체전은 2008년 베이징 대회 정식 종목이 됐는데 한국 여자 탁구는 이 종목에서 16년 만에 역대 두 번째 단체전 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유빈은 “많은 경기를 해서 조금은 지치지만 단체전이니까 더 버티려고 했다. 저 혼자만 하는 게 아니라 언니들이 옆에 있으니까 더 지칠 수 없었다”면서 “눈앞에 메달이 보이는 데 이겨내려고 했다. 지금은 집중력을 다 쓴 것 같아서 자면서 좀 내버려둬야 한다”고 웃었다.

 

맏언니 전지희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부터 시작해 세 번의 도전 끝에 올림픽 첫 메달을 이뤄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이은혜는 첫 올림픽에서 메달을 품에 안았다.

 

전지희는 “정말 행복해서 마지막에 같이 있을 때 눈물이 살짝 났다. 오랜 기간 국가대표를 하면서 세 번의 올림픽을 뛰었다. 이 자리를 지키는 것, 이 무대에서 후회 없이 두 선수와 같이 싸워나가는 것이 행복했다”고 기뻐했다. 이은혜도 “같이 메달 따서 영광스럽고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리=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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