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Star] 16년 만의 女 57㎏급 금메달...김유진, “해왔던 과정을 생각하면 올림픽은 정말 행복했다”

김유진이 금메달을 차지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모두의 예상을 깼다.

 

김유진은 9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나히드 키야니찬데(이란)에 2-0(5-1 9-0)으로 승리하며 이 체급에서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6년 만에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은 이 체급에서 2000년 시드니(정재은), 2004년 아테네(장지원), 2008년 베이징(임수정)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이후로는 금메달은 물론이고 단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세계 랭킹 24위인 김유진은 16강부터 쉽지 않은 상대를 연이어 만났다. 16강에서 2020 도쿄 대회(2021년 개최) 동메달리스트인 하티네 일귄(튀르키예)을 상대로 탄탄한 수비를 선보이며 8강에 올랐다. 8강에서는 세계 4위 스카일러 박(캐나다)을 잠재웠다. 4강에서는 세계 1위이자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금메달리스트인 뤄중스(중국)마저 잡았다.

 

경기 후 김유진은 “정말 행복하다. 종주국의 자존심에 보탬이 돼서 스스로 잘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진짜 행복하다”면서 “지금까지 해왔던 과정을 돌아보면 내가 이걸 못하겠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정에 비하면 지금은 정말 행복하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올림픽에 나서는 자체가 행복했다. 즐기자는 마인드로 하고 준비를 너무 힘들게 했기에 스스로 자신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쉽지 않은 대진이었다. 세계 1위부터 시작해 4, 5, 8위를 잡아내는 이변을 일으켰다. 그는 “랭킹 높다고 엄청 잘하는 건 아니다. 신경도 쓰지 않았다. 스스로 무너지지 말자는 생각만 있었다”고 돌아봤다.

 

가장 떠오르는 사람은 할머니였다. 그는 “할머니 나 금메달 땄어. 정말 고마워 나 태권도 시켜주고 호신술로 배우라고 해서 여기까지 왔어”라고 밝혔다.

 

4체급에 나선 한국 태권도는 벌써 2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태권도 3일째에는 서건우가 나선다. 그는 “분위기가 좋다. (박)태준이가 출발을 잘 해줘서 좋고 남은 선수들도 잘할 거라고 확신한다”고 웃었다.

 

파리=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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