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첫 원톱 주연 ‘타로’ 오유진, 연기 변신 성공 “벌써 데뷔 6년…이 길에 확신 생겼죠”

오유진. 사진=WNY 제공

 

“그동안에는 교복을 자주 입고 학생다운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번엔 그런 모습이 안 보였다고 해주시더라고요. ‘평소 모습이 안 보였다’, ‘정말 아예 다른 캐릭터였다’라고 많이 해주셔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구나’, ‘반전을 주는 데 성공했구나’ 느끼고 있어요”


지난달 30일 공개된 LG유플러스 STUDIO X+U 공포 미스터리 ‘타로: 일곱 장의 이야기’는 한순간의 선택으로 뒤틀린 타로카드의 저주에 갇혀버리는 잔혹 운명 미스터리를 그린 작품이다. 각기 다른 7개의 에피소드는 저마다 신선한 재미와 공포를 선사한다. 작품 공개 전 일찌감치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단편 경쟁 부문에 국내 최초, 유일한 작품으로 공식 초청되며 글로벌한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배우 조여정·박하선·이주빈 등 화려한 경력의 배우들이 각자의 개성으로 7개의 에피소드를 이끌어 간다. 김진영(덱스)의 연기 데뷔작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원톱 주연 자리를 꿰찬 배우 오유진의 존재감이 예사롭지 않다. 오유진은 여섯 번째 에피소드 ‘피싱’의 주인공을 맡았다. 극 중 오유진은 남자들을 낚시해 골탕 먹이는 방송을 계획하는 BJ썬자로 변신했다. 인기를 위해 남자들을 속이는 욕망 가득한 썬자 그 자체로 분한 오유진. BJ답게 의상은 화려하고 욕을 달고 살 만큼 입담 또한 거칠다. 유난히 학생 역할을 많이 맡았던 오유진에게 있어 그야말로 파격 변신인 셈.

 

LG유플러스 ‘타로: 일곱 장의 이야기’의 오유진. 사진=WNY 제공


작품 공개 이후 최근 스포츠월드와 만난 오유진은 “사실 썬자랑 저의 싱크로율을 따지자면 10% 정도다. 친구들을 만나면 제가 텐션이 올라가기 때문에 그 부분만 10% 싱크로율이 맞는 거 같고 나머지 모습들은 다 썬자”라고 밝히며 웃었다. 사실 대본 상에는 썬자의 욕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고. 오유진은 “아무래도 썬자 캐릭터가 세고 가벼운 역할이다 보니까 애드리브를 넣어도 되지 않을까 해서 혼자 준비하면서 연습을 했었다”며 “연습을 하고 현장에 가니까 감독님께서 딱 그 요구를 하시더라. 감독님께서 ‘평소에 욕을 안 하지 않는 것 같은데? 너무 잘하는데’라고 해주셔서 뿌듯했다”고 미소 지었다. 

 

오유진은 “거의 대부분 90% 이상이 현장에서 애드리브로 한 거였다. 저도 이렇게까지 욕이 많이 들어갈 줄은 몰랐다. 그게 오히려 썬자를 좀 더 잘 표현해 주지 않았나 싶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말 그대로 연기 변신인 만큼 썬자를 준비하는 과정은 물론 쉽지 않았다. 오유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어려웠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끌어 나가야 됐기 때문에 호흡도 그렇고 썬자라는 인물을 기승전결로 캐릭터를 잡아야 되는 상황이었다. 캐릭터 하나하나 톤과 말투, 행동들을 잡는 게 어려웠다”며 “사실 대본 리딩 하기 전까지도 확신이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유진. 사진=WNY 제공

 

그는 “썬자 캐릭터를 ‘내가 지금 잘 만들었나’ 확신이 100%는 아니었다. 두려움이 조금 있었는데 대본 리딩에서 감독님이랑 작가님이 끝나고 나서 너무 잘 만들어 왔다고 해주셔서 90% 정도는 확신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나머지 10% 확신은 현장에서 채워졌다. 오유진은 “현장에서 감독님이 한 번에 OK를 많이 내주셨다. 그래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확신을 갖고 촬영을 잘 마쳤다”고 떠올렸다. 

 

캐릭터를 준비하는 과정이 어려웠던 만큼 두려움도 존재했다. 오유진은 “캐스팅 확정이 돼서도 다른 작품들 때는 ‘내가 이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야겠다’ 설렘의 감정이 좀 더 컸는데 썬자 캐릭터는 두려움이 좀 더 컸다”고 고백했다. 이어 “설레기도 했지만 ‘내가 정말 썬자를 잘 만들 수 있을까. 시청자들이 봤을 때 어색한 부분 없이 썬자 그대로를 잘 받아들일 수 있게끔 만들 수 있을까’ 걱정이 좀 더 컸다”고 부연했다. 

 

첫 원톱 주연에 대한 만족도는 어떨까. 오유진은 “거의 100%에 가깝지 않나 싶다. 처음 시도해 본 캐릭터가 생각보다 잘 맞아서 많이 만족하고 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연기를 하면서는 그렇게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최종본을 보면서 연기적인 부분으로 제가 봤을 때는 아쉬운 부분들이 보였다. 그래서 100%라고는 말씀을 못 드리겠다”고 말했다. 

 

오유진. 사진=WNY 제공

 

만족도와 비례하게 배운 점도 많다. 오유진은 “전체적으로 한 작품을 혼자 기승전결을 만들어서 잘 이끌어갔던 것에 대한 성취감이 있다. 밑거름 삼아서 다른 작품들도 잘 할 수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오유진은 피겨 스케이팅을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피겨 스케이팅에 입문해 선수를 준비한 바 있다. 그러던 중 고등학생 2학년 때 연기학원을 다녔던 오빠로 인해 배우의 길을 깨닫게 됐다. 당시 부모님께 허락을 받진 못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교통사고로 피겨 스케이팅 선수를 꿈꿀 수 없게 됐고 결국 그토록 바라던 연기학원에 등록해 배우를 목표로 할 수 있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생각해뒀던 진로를 벗어나 생소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한 셈. 선수 진로에 몰두하던 집안 분위기였기에 배우라는 직업은 본인에게나 가족에게 낯설 수 있던 직업이었다. 그럼에도 지금에 이르기까지 배우로 자리 잡을 수 있던 건 부모님의 응원과 지원이 절대적이었다. 


오유진은 “배우라는 직업이 프리랜서니까 촬영을 안 하는 공백기가 길어질 때가 있다. 그런데 부모님은 공백기에도 보채시는 것 없이 항상 변함없이 저를 계속 믿어주신다. 부모님 입장에선 내 딸이 촬영도 안 하고 공백기도 이렇게 길어지면 걱정도 되고 빨리 일을 하면 좋을 텐데 한 번도 저에게 내색을 하신 적이 없었다. 지나가는 말로도 전혀 하신 적이 없다. 그게 너무 감사하고 저한테 큰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부모님께 감사함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 공개 첫날 어머니와 단 둘이 작품을 시청했다는 오유진은 “사실 대본이나 연습을 할 때도 어머니가 항상 같이 맞춰주셔서 내용을 다 알고 계신다. 어머니가 ‘내가 다 알고 봐서 그런지 엄청 무섭진 않네’ 하시면서도 재밌게 잘 나왔다고 말씀을 해 주셨다”고 전했다. 

 

오유진. 사진=WNY 제공

 

2018년 웹드라마 ‘연애공감’으로 데뷔한 오유진은 올해 벌써 6년 차 배우다. 당시와 지금 가장 달라진 점을 묻자 오유진은 “데뷔작을 우연치 않게 최근에 갑자기 생각이 나서 다시 봤다. ‘내가 이때 이렇게 연기를 했구나. 지금의 내가 저 연기를 한다면 좀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연기적으로 감수성이 풍부해진 것도 같다. 감정도 많이 풍부해졌고 연기적으로 많이 성장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오유진은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이 길에 대한 확신이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살에 데뷔했을 때는 ‘이 일이 재밌으니까 계속해야지’ 이렇게 가볍게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은 ‘나는 무조건 이 길로 가야겠다’ 확신이 생겼다”고 진심을 보였다. 

 

썬자를 통해 연기 변신에 성공한 오유진. 지금 당장 해보고 싶은 연기를 두고 그는 “몇 년 전부터 항상 얘기하는 건데 아직 못 해봤다. 사이코 패스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다”고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차기작을 묻자 “딱 확정난 건 아직 없다. 그래도 다행히 관계자분들 반응이 좋아서 연락도 많이 주신다. 조만간 좋은 작품으로 또 인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앞으로의 활약에 기대감을 높였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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