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Scene] ‘0.005초’ 찰나가 빚은 금빛질주… 美 라일스, 남 100m 우승

노아 라일스(미국)가 5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784의 기록으로 9초789의 키셰인 톰슨(자메이카)에 0.005초 앞서며 20년 만에 미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라일스(왼쪽 첫 번째)가 간발의 차로 결승선을 일찍 통과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간발의 차였다.

 

미국 육상 대표팀의 노아 라일스는 5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784의 기록으로 영광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9초789를 기록해 은메달을 딴 키셰인 톰슨(자메이카)을 단 0.005초 차이로 꺾은 짜릿한 승리였다.

 

라일스의 출발 반응 속도는 0.178초로 보츠와나의 레칠레 테보호와 함께 결선 진출 선수 중 가장 늦었다. 가장 빠른 기록을 남긴 미국 동료 프레드 컬리의 0.108초와는 0.07초나 차이가 났다.

 

뜨거운 가속으로 극복했다. 폭풍 같은 질주로 단숨에 선두권으로 도약해 결승선을 통과했다. 다만, 마찬가지로 무서운 스피드를 내세운 톰슨이 라일스와 함께 육안으로는 구별하기 힘든 동시 타이밍으로 결승선을 넘으면서 금메달의 향방이 오리무중에 빠지기도 했다.

 

육상의 공식 기록은 100분의 1초까지다. 단, 100분의 1초까지 같으면 1000분의 1초까지 공개한다. 그 차이에서 갈렸다. 둘의 공식 기록은 9초79로 같았지만, 우열을 가리기 위해 1000분의 1초 단위까지 공개됐다. 전광판에 뜬 라일스의 기록은 9초784, 톰슨의 기록은 9초789였다. 찰나의 순간, 0.005초 차이로 금메달을 목에 건 라일스였다.

 

노아 라일스(미국)가 5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784의 기록으로 9초789의 키셰인 톰슨(자메이카)에 0.005초 앞서며 20년 만에 미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1위를 차지한 라일스가 자신의 이름표를 들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개인 최고 기록을 쓴 라일스는 그렇게 잊을 수 없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4 아테네의 저스틴 개틀린 이후 20년 만에 나온 미국의 남자 100m 금메달리스트라는 영광스러운 기록도 얻어갔다.

 

라일스는 유년 시절 앓았던 천식을 시작으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난독증, 우울증 등 숱한 병치레 속에서 힘든 선수 생활을 보냈다. 하지만 난관을 뚫고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서 남자 100m, 200m 그리고 400m 계주를 휩쓸며 살아났다. 2015년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이후 8년 만에 나온 세계선수권 3관왕이었다.

 

강력한 올림픽 대권 후보로 올라선 그는 파리에서 유감없이 자신의 능력치를 뽐냈다. 2020 도쿄에서 200m 동메달 1개에 그친 아쉬움도 깨끗이 털었다. 그는 “도쿄 올림픽 200m에서 내가 우승했다면, 나는 정체됐을지도 모른다”며 "도쿄 올림픽에서의 아쉬운 결과가 내 욕망을 자극했다”고 밝혔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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