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이지리아 여자 농구, 아프리카 최초 올림픽 8강 진출

사진=FIBA 제공

아프리카에서 아무도 못했던 일을 나이지리아 여자 농구 대표팀이 해냈다.

 

나이지리아 여자 농구 대표팀은 4일 프랑스 파리 피에르 모루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 예선 B조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79-70으로 승리해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아프리카 국가 중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8강이다. 역대 아프리카 여자·남자 팀을 통틀어서 올림픽 8강에 진출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에지네 칼루는 “(8강 진출은) 우리 팀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전체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터널은 어두웠지만 빛을 보게 돼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코트로 모여 자축의 시간을 보냈다. 

 

사실 나이지리아는 올림픽 시작부터 순탄하지 못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개막식에서 인원이 많다는 이유로 아예 유람선 탑승이 거부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호주를 75-62로 눌렀다. 2004 아테네올림픽 대한민국과의 순위 결정전 승리 이후 무려 20년 만에 거둔 올림픽 승리였다.

 

나이지리아는 2018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8강에 진출한 이후 줄곧 어려움을 겪었다. 2020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에서 단 1승도 따내지 못했으며, 2022 FIBA 월드컵은 내부 갈등으로 출전하지 못한 바 있다. 

 

이날 나이지리아는 전반을 37-41로 마치며 캐나다에 끌려갔지만, 3쿼터부터 분위기를 바꿨다. 3쿼터에 캐나다를 단 5점에 묶는 동시에 23점을 몰아쳤다. 4쿼터에도 위기는 있었으나, 연속 속공 득점과 스틸을 만들어내며 승리를 지켰다.

 

자유투에서 82.4%(14/17)를 기록했고, 스틸 16개를 기반으로 캐나다의 턴오버 26개를 만들어내는 등 높은 집중력을 자랑했다. 칼루는 21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기록했고, 엘리자베스 발로건은 14점, 프로미스 아무카마라는 12점 6어시스트 5스틸로 활약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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