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4패, 이겨내야 한다.
한국 탁구 대표팀의 신유빈(랭킹 8위)은 2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중국의 천멍(4위)에게 0-4로 무릎을 꿇으면서 금메달 도전이 좌절됐다.
한국 탁구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거듭난 신유빈은 이번 파리에서 꾸준히 역사적인 순간을 빚었다. 지난달 30일 임종훈과 짝을 이뤄 혼합복식 동메달을 따내며 2012 런던 이후 12년 만에 탁구 올림픽 메달 계보를 이었다.
홀로서기에 나선 여자 단식에서도 씩씩한 플레이를 거듭 펼쳤다. 1일 8강전에서 일본의 히라노 미우(13위)를 풀게임 끝에 잡아내 출전을 알린 이날 준결승도 한국 탁구 20년 만의 쾌거였다. 2004 아테네의 유승민(남자 단식 금메달), 김경아(여자 단식 동메달)의 뒤를 이었다. 내친 김에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올림픽 결승행을 조준했다.
만리장성의 벽이 그를 가로막았다. 천멍은 2010년대 중후반까지 여자단식 최강자로 군림했다. 2020 도쿄에서도 2관왕을 일군 선수다. 신유빈은 지난 3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싱가포르 스매시 8강에서 천멍을 만나 1-4로 패하기도 했다. 이번 준결승에서 상성 뒤집기에 나섰지만, 한 게임도 얻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아직 그에게는 동메달 기회가 남아있다. 오는 3일 오후 8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3,4위 결정전을 통해 시상대에 오르고자 한다. 1992 바르셀로나의 현정화(동메달), 김경아 이후 역대 3번째이자 20년 만의 여자 단식 메달리스트 타이틀도 따라올 수 있다.
적수는 4강에서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중국의 쑨잉사(1위)에게 0-4로 패한 일본의 하야타 히나(5위)다. 8강에 이은 2번째 한일전인 셈이다. 하지만 하야타는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다. 통산 상대전적에서 4전 전패로 밀린다. 압도적인 상성을 올림픽이라는 중요한 무대에서 뒤집어야 하는 미션을 받아들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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