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Star] 탁구 신동에서 대들보로 성장한 신유빈, 한국 탁구의 자존심 살렸다

신유빈과 임종훈이 31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 홍콩 웡춘팅-두호이켐 조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동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빈과 임종훈이 31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 홍콩 웡춘팅-두호이켐 조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동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기하지 않아 대견합니다.”

 

한국 탁구가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에서 메달을 수확했다. 신유빈-임종훈은 2024 파리올림픽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2년 전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은메달) 이후 오랜만에 메달을 따냈다. 여자 선수로 국한하면 신유빈은 2008년 베이징 대회 여자 단체전 동메달 이후 16년 만에 메달리스트가 됐다.

 

◆될성부를 떡잎

 

신유빈은 탁구 신동으로 처음 이름을 알렸다. 5살이었던 2009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과 팽팽한 탁구 대결을 펼쳐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후 승승장구였다. 초등학생일 때 국내 최고 권위 대회인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대학생 선수를 이겼고 중학교 2학년 때는 조대성과 한 조를 이뤄 종합선수권 혼합복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최연소 태극마크의 주인공이다. 2019년 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시 만 14세 11개월 16일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아 최연소 국가대표 신기록을 썼다. 2020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을 앞두고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신유빈은 열일곱 살에 첫 올림픽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련도 있었다. 도쿄 올림픽 뒤 과도한 훈련으로 손목 피로골절 부상으로 고생했다. 반복되는 부상에 손목뼈에 핀을 박는 수술도 받았다.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지난해 5월 더반 세계선수권에서 전지희와 함께 한국 선수로는 36년 만에 여자 복식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선 전지희와 여자 복식 우승을 합작하며 한국 탁구에 21년 만의 AG 금메달을 안겼다. 신유빈은 “정말 기쁘다. 실감이 안 나기도 한다. 메달리스트가 됐다는 게 정말 좋다. 탁구 할 때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12년 만에 메달을 딸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멋진 무대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하다”고 바라봤다.

 

이어 그는 “(도쿄 올림픽 이후) 3년 사이에 부상도 찾아오고 계속 지는 시기도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했다. 스스로 잘 견뎠다고 생각한다”면서 “작년 AG 때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자신감을 얻었다. 이번 대회 준비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웃었다.

신유빈과 임종훈이 31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후 포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복식 천재로

 

혼합복식은 이번 대회 탁구에서 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목이었다. 신유빈은 파트너 임종훈과 함께 이번 대회를 대비해 2022년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하며 자신감을 키웠다.

 

영리한 플레이가 강점인 신유빈은 복식에서 강점이 더욱 빛난다. 복식은 자신이 아닌 파트너가 친공이 넘어오는 종목이다. 자신의 예상과 다른 공이 날아올 수 있어 변수가 많다. 기량만큼이나 파트너와의 호흡도 중요하고 동선 예측도 필요하다. 순발력도 겸비해 순간 대처도 뛰어나다. 신유빈은 “(임종훈) 오빠가 잘 끌어줘서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고 즐겁게 경기했다”고 돌아봤다.

 

임종훈은 “(신)유빈이가 올림픽 경험은 없었지만 어린 나이에도 잘 해나가는 모습이 멋있다. 저도 그렇지만 유빈이도 몸이 안 좋은데 결과를 내서 기쁘다”고 힘을 실었다.

신유빈과 임종훈이 31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리=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