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띠동갑·룸메이트 오예진·김예지 金 경쟁...한국 사격, 파리에서 경쟁력 입증

오예진(가운데)와 김예지(맨 왼쪽)가 태극기를 들고 웃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오예진이 금메달을 들고 웃고 있다. 사진=AP/뉴시스

꿈같은 일이 벌어졌다.

 

28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10m 공기 권총 결선에서 오예진과 김예지, 두 한국 선수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며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쓸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서 금, 은을 따낸 것은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진종오, 최영래가 이후 12년 만이다.

 

한국 사격은 그동안 국제 대회에서 꾸준히 두각을 나타냈다. 1988년 서울 대회 은메달을 시작으로 직전 도쿄 대회(2021년 개최)까지 총 17개의 메달(금7·은9·동1)을 따냈다. 진종오가 이끌었던 시기에는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3개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그러나 도쿄 대회에서는 은메달 1개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겼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5차례에 걸쳐 진행된 파리 올림픽 국내 선발전에서 결선 경기를 최초로 도입했다. 실전과 같은 경기 방식으로 선수들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자 했다. 그 결과 파리 대회 첫날부터 메달이 쏟아진다.

오예진이 금메달을 차지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하준과 금지현이 10m 혼성 공기 소총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뒤를 이어 오예진과 김예지가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 갖는 돌풍을 이끌었다.

 

오예진과 김예지는 12살 터울의 띠동갑으로 이번 올림픽에서 룸메이트로 알려져있다. 평소 서로에 의지했던 둘은 결승 무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김예지는 “이렇게 큰 무대에서 1, 2위를 다툴 때 같은 한국 선수여서 마음이 많이 벅찼다”면서 “누가 1위라도 생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1등이었으면 좋았겠지만 (오)예진이가 1등이라 기쁘다”고 웃었다.

 

파리=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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