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기획] 손석구→전도연…공연 매출 1조원 시대…‘5% 매출’ K-연극판 키운다

‘칸의 여왕’ 전도연부터 ‘베테랑’ 황정민까지,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연극의 부흥, 르네상스를 위해 연극판으로 모였다. 2000년대 초반 이후 쇠퇴기를 걷고 있는 한국 연극계가 다시 한 번 날아오르기 위해 도움닫기 중이다. 

 

지난해 공연시장 티켓 판매액이 영화계 총 매출을 넘어섰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3년 총결산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대중음악·뮤지컬·연극·클래식 등 공연시장 티켓 판매액은 약 1조 26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해전(1조 285억 원)보다 23.5%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특히 처음으로 지난해 영화계 총매출액인 1조 2614억 원을 뛰어넘었다.

 

이 중 연극 매출은 647억 원(5%)에 불과하다. 연극을 공연하던 소극장도 200여곳이 넘었는데 지금은 110여곳 남짓. ‘제42회 대한민국연극제 용인’ 행정실무를 총괄하는 주승민 감독은 한 매체 인터뷰를 통해 “연극계는 코로나 19 여파로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언급했다. 

 

연극은 문화 예술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6.25 전쟁통 속에서도 인기를 얻은 예술 분야다. 카메라 한 대 없이 간신히 몸을 구한 영화인들은 연극으로 방향을 선회해 예술혼을 태웠다. 사회 불안과 경제적 빈곤 속에서도 이웃을 위로하고 등을 토닥이며 내일을 약속하는 장터(무대), 잠시나마 현실의 아픔을 잊을 수 있게 시민들의 웃음과 눈물을 자아낸 이야기로 연극의 정신을 이었다. 영화와 연극의 뿌리가 다를 수 없다는 이유가 여기 있다.

 

OTT, 뮤지컬, 영화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는 작은 무대를 위해 두 팔 걷어붙인 사람들이 있다. 티켓 파워를 입증한 연기파 배우들과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한 2030 배우들이 무대를 지키기 위해 나선 것. 

 

연극계도 ‘스타 마케팅’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김유정·정소민·김성철·이상이·채수빈 등 청춘스타들이 총출동한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비롯해, 손석구는 ‘나무 위의 군대’, 박해수는 연극 ‘파우스트’ 등에 출연했다. 

 

톱스타들의 연기를 눈앞에서 볼 수 있기에 관객을 불러들이는 효과는 확실하다. 기존 관객층 외에 새로운 관객을 흡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티스트를 관리하는 소속사의 자체 홍보 등 마케팅 효과도 좋다. 배우 이일화는 연극 ‘미저리’ 홍보를 위해 MBC ‘라디오스타’에, 김수로·강성진은 SBS ‘돌싱포맨’에 출연해 ‘갈매기’를 홍보하기도 했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스타 마케팅에 따른 ‘연극의 뮤지컬화’다. 현재 뮤지컬 업계의 배우 출연료는 제작비의 30%를 넘겼다. VIP석은 18만 원에 이르고 있다. 스타의 출연료는 관객에게 전가된다.

 

앞서 언급한 작품의 티켓 가격 역시 통상 대학로 기준 최고가 6만 원대, 대극장 기준 최고가 8만 원대를 웃도는 가격. 셰익스피어 인 러브만 놓고 봤을 때 최고가 11만원, 최저가 5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대해 공연 제작사 관계자들은 물가상승률에 따른 제작비의 증가를 티켓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이유라고 입을 모은다. “인건비를 비롯해 제작 비용 전체 상승을 막을 수 없기에 티켓 가격 역시 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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