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Scene] 우려가 현실로…한국 탁구, 중국 피하지 못했다

사진=뉴시스

우려가 현실이 됐다.

 

한국 탁구 대표팀의 2024 파리하계올림픽 여정이 예상보다 더 험난할 전망이다. 25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선 이번 올림픽 탁구 대진 추첨이 진행됐다. 무엇보다 ‘만리장성’ 중국을 가장 마지막에 만나길 바랐지만 기대했던 시나리오는 나오지 않았다.

 

혼합복식 임종훈(한국거래소)-신유빈(대한항공) 조가 대표적이다. 혼합복식은 한국 탁구가 전략적으로 준비한 종목이다. 올림픽 탁구 5개 세부 종목 중 가장 의외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3번 시드로 추첨에 나섰지만, 1번 시드 왕추친-순잉샤 조(중국) 아래로 배치됐다. 올림픽 대진은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으로 시드를 정한다. 올림픽 직전 하리모토 도모카즈-하야타 히나 조(일본)에 밀려 세계랭킹 2위를 놓친 부분이 뼈아프다. 준결승서 중국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첫 상대도 만만치 않다. 16강전서 독일의 당치우-니나 미텔함 조를 만난다. 이번 올림픽에서 10번 시드에 위치했지만 2023 유러피안게임 혼합복식 우승을 경험한 유럽 최강팀 중 하나다. 임종훈-신유빈 조는 한 번 싸워 이긴 전적이 있다. 8강전 상대로는 루마니아의 오비디우 이오네스쿠-베르나데트 쇠츠 조가 유력해 보인다. 역시 상대전적에선 한국이 앞서지만 공은 둥글다. 2023 WTT 컨텐더 리마 4강전에서 패한 기억도 있는 만큼 방침은 금물이다.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남자 단체전은 최악에 가깝다. 장우진(미래에셋증권), 임종훈, 조대성(삼성생명)로 이뤄진 대표팀은 16강전서 크로아티아를 넘으면 8강전서 바로 중국을 마주한다. 주세혁 남자 대표팀 감독은 “해보는 거죠”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신유빈과 전지희(미래에셋증권), 이은혜(대한항공)로 구성된 여자 단체전도 썩 좋지 않다. 역시 중국을 피하지 못했다. 4번 시드를 받아 준결승에서 중국을 만나는 대진이 완성됐다. 16강전서 브라질, 8강전에선 홍콩 혹은 스웨덴과 승부한다.

 

개인단식은 상대적으로 강한 상대를 만나게 될 16강 이후부터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자단식 신유빈(세계 8위)은 호주의 멜리사 타피어(325위), 전지희(14위)는 포르투갈의 중국계 푸유(80위)를 상대로 첫 경기를 시작한다. 남자단식 장우진(세계 13위)은 푸에르토리코의 다니엘 곤잘레스(88위)가 64강전 상대다. 조대성(20위)은 예선 경기를 치를 미국의 카낙 자(120위)와 루마니아의 우라스 블라디슬라프(324위) 중 승자와 올림픽 포문을 열 예정이다.

 

선수들은 오히려 담담하다. 신유빈은 “누구를 만나든 최선을 다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신경 쓰기보다는, 제일 먼저 경기를 치르는 상대부터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유빈은 이날 남자 단식 조 추첨에 직접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현장 통역 인원이 배치되지 않아 일찍 자리를 떠나는 헤프닝을 겪기도 했다. 신유빈은 “올림픽에선 어떤 경기가 펼쳐질지 모른다. 착실하게 준비해 좋은 경기를 만들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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