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024] 8년 만에 하계올림픽이지만…북한, 외부 노출 최소화

사진=AP/뉴시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전 세계 스포츠인들의 축제, 2024 파리하계올림픽이 개막을 앞두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 중 하나는 북한이다. 8년 만에 하계올림픽 무대에 선다. 북한은 2021년 열린 2020 도쿄하계올림픽 당시 선수단을 내보내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확산을 우려, 국경을 봉쇄했다. 이로 인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국가올림픽위원회(NOB)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하지 못한 이유다. 

 

징계는 2022년 말 풀렸다. 국제대회서 다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다. 중국 항저우에서 펼쳐진 아시안게임(AG)에 참가했다. 24일 기준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 공식 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올림픽에 총 7개 종목서 16명(여자 12명, 남자 4명)의 선수를 파견한다. 레슬링이 5명으로 가장 많고 탁구, 수영 다이빙은 각각 3명씩이다. 이밖에도 복싱(2명), 육상, 기계체조, 유도(이상 1명) 등에서 그간 갈고 닦은 기량을 맘껏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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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AG 메달리스트들 다수가 이번 올림픽에도 출전한다. 기계체조 2관왕에 올랐던 안창옥을 비롯해 여자 복싱 54㎏급 금메달리스트 방철미, 60㎏급 은메달리스트 원은경, 여자 유도 70㎏급 은메달리스트 문성희 등이 주인공이다. 기대를 모았던 역도는 이번 대회에 불참한다. 역도는 북한의 주력 종목 중 하나다. 항저우 AG 때에도 금메달 6개와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를 휩쓸었다. 다만, 국제대회에 나서지 않아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지 못했다.

 

북한 선수단은 22일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지원 인력을 포함해 21명 규모였다. 입국장을 빠져 나가는 장면은 마치 첩보 영화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북한 선수단을 기다리고 있던 관계자와 함께 순식간에 흩어졌다. 언론의 취재를 막는 것은 물론, ‘조선-프랑스 친선협회’ 회원들이 준비한 환영식마저도 뒤로했다. 북한 선수들은 준비된 버스에 오른 뒤에야 인공기를 흔드는 회원들에게 손을 들어 화답할 수 있었다.

 

선수촌 내에서도 북한 선수들을 보기란 쉽지 않다. 선수단 규모 자체가 적은 데다 선수촌 미디어데이 등에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 선수단은 선수촌 가장 외곽에 위치한 7층짜리 건물에 숙소를 차렸다. 건물 외벽에 걸린 인공기 5개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건물서 에콰도르, 카메룬 등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지만 북한 선수들을 봤다는 이야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다른 국가 선수들이 밝은 분위기 속에서 흥겹게 대회를 준비하는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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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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