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외국인 금융시장] 상반기 역대급 ‘BUY KOREA’…증권사, 외국인 유치 확대

상반기 23조 순매수 역대 최고…"하반기도 외인 매수세 전망"
하나증권, 외국인솔루션팀 신설 및 서비스 개선 접근성 제고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스피 지수는 지난 11일 2900선 목전까지 올라서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그 중심에는 바로 한국 주식을 사들이는 외국인 투자자, 바로 ‘바이 코리아(BUY KOREA)’ 움직임이 있었다. 

 

 하반기에는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인 ‘밸류업 프로그램’이 추진될 때마다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이에 증권사들도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부서를 신설하는 등 자사 고객으로 끌어들이기에 나섰다.

 

 23일 금융감독원의 ‘2024년 6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외국인의 상장주식 순매수 규모는 총 22조9000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8년 이후 가장 많았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상장주식 2조8980억원을 순매수해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의 상장증권 순투자 및 보유 현황. 금융감독원 제공 

 이 중에서도 미국·영국 투자자가 순매수세를 주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들어 미국 투자자는 국내 상장주를 13조6910억원 규모로, 영국 투자자는 10조9720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2∼3월 밸류업 기대감으로 금융주 등에 매수세가 확대된 이후 인공지능(AI) 수혜주인 반도체와 전력기기 업종이 강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으로 외국인의 매수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외국인 매수세를 자극해 하반기 증시 상승의 촉매가 될 전망”이라며 “특히 세법 및 상법 개정을 통한 주주 친화 정책은 외국인의 한국 증시 참여 비중 확대와 현재 1400만명의 개인 투자자 기반을 확대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7월 현재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25조원으로, 이는 역대 최대 규모”라면서 “특히 하반기는 밸류업 정책이 구체화되는 시기로 정책 추진이 가시화될 때마다 외국인의 매수 강도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증시 참여가 확대되면서 증권사 중에서 하나증권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 2월 외국인투자솔루션팀을 신설해 비거주 외국인 고객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말 외국인의 국내 투자 걸림돌 중 하나로 지적돼 온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가 폐지되면서 외국인의 국내 투자 접근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은 입·출금 환전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외국인투자솔루션팀을 신설해 시장 변화에 대응했다. 현재 외국인투자솔루션팀을 운영하는 증권사는 하나증권이 유일하다. 다른 증권사는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해외영업실 등만 운영 중이다. 

 

 하나증권의 외국인투자솔루션팀은 대만, 싱가포르 등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한 뒤 비거주 외국인의 국내 주식 시장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 국내에 있는 해외 법인을 위한 금융 교육과 법인 자산관리 서비스도 제공하며, 국내 거주 외국인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대외적 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이병철 하나증권 WM그룹장은 “홍콩, 싱가포르 등 외국인투자자들의 국내 주식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손쉽게 국내주식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프로세스들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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