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보기에 울었다… 유해란, 다나오픈 1타 차 준우승

유해란이 지난달 열린 LPGA투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보기 단 한 개, 유해란을 막아 세웠다.

 

유해란은 22일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에서 마무리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다나 오픈(총상금 175만달러)에서 최종합계 19언더파 265타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통한의 보기

 

유해란은 1라운드 4언더파, 2라운드 3언더파를 엮어 공동 5위로 출발했다. 3라운드에는 버디 7개, 보기 1개를 엮어 6언더파 65타를 몰아쳐 단독 2위까지 점프했다. 1위 짠네티 완나센(태국)을 3타 차로 쫓았다.

 

역전 우승을 위해 임한 최종 라운드. 하지만 전반은 잠잠했다. 보기 없이 버디 1개만 적어내며 완나센과 5타 차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반전의 후반이 찾아왔다. 10번 홀부터 12번, 14∼15번 홀에 폭풍 같은 버디 퍼레이드를 펼쳤다. 격차가 순식간에 줄어 완나센과 공동 선두로 도약해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통한의 보기가 터졌다. 16번 홀(파4)이었다. 티샷부터 우측으로 밀리며 출발한 그는 파 세이브에 도전했지만, 5m 퍼트가 홀을 외면하고 말았다.

 

여기서 잃은 한 타가 뼈아팠다. 남은 17∼18번 홀에서 모두 버디를 수확했으나, 완나센도 흔들리지 않고 버디를 건졌다. 결국 최종 1타 차이로 무릎 꿇었다. 지난해 10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 이은 투어 통산 2승, 올 시즌 첫 승 기회는 그렇게 무산됐다.

 

◆높았던 기대

유해란이 지난해 10월 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다나 오픈은 메이저대회인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을 바로 잇는 대회인 데다가, 다음주에 총상금 260만달러가 걸린 CPKC 여자오픈이 예정돼 있어 톱 랭커들이 대거 불참했다.

 

CME글로브포인트 랭킹과 상금 랭킹 9위, 올해의 선수 포인트 11위 등으로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유해란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세계랭킹도 린시위(중국·17위)에 이은 두 번째(22위)였다.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공동 5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찍은 상승세도 한몫했다.

 

한국 선수들이 강세를 보인 다나 오픈의 기분 좋은 추억도 더해졌다. 1984년 대회가 시작한 이래 박세리(5번), 김미현, 이은정, 최나연, 유소연, 최운정, 김인경, 김세영이 총 12번의 우승을 빚었던 한국의 텃밭이었다.

 

◆한 걸음씩

 

기대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아쉽게도 대역전은 무산됐지만, JM 이글 LA 챔피언십(4월) 3위를 넘어 시즌 최고 성적을 새로 쓰며 기세를 이어간다는 점에 의의를 둔다. 2주 연속 호성적으로 시즌 7번째 톱10을 알린 그는 넬리 코다(미국)과 함께 시즌 최다 톱10 공동 2위에 올랐다. 1위는 9차례 톱10을 찍은 후루에 아야카(일본)다.

 

유해란은 “연장까지 승부를 끌고 가고 싶었지만 아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샷 감각은 좋았다”며 “올해 최고 순위는 3위였다. 이번에 준우승을 했으니 다음에는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10월 경기 파주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한 유해란이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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