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QS+’ 손주영의 인생경기… 뜨거운 LG 연승에 찍은 방점

LG 선발투수 손주영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생애 최고의 호투, 이날 빚어졌다.

 

프로야구 LG의 손주영은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5탈삼진 3실점(2자책점) 호투를 수놓았다. 팀도 6-3 쾌승을 챙기면서 손주영은 시즌 7승(5패)째를 신고했다.

 

2017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손주영이 프로에 들어와 7이닝을 소화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종전 최다 기록은 6이닝이었다. 올해 포함 6번의 시즌을 치르며 39경기(31선발)에 출전해 총 7번 6이닝 경기를 펼쳤다.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였으며,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한 올해에만 5번을 만들어냈다.

 

이날 보여준 호투가 한 단계 올라서는 진화를 증명한 생애 첫 퀄리티스타트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이자, 인생경기였던 셈이다.

 

LG 선발투수 손주영과 호수비를 펼친 신민재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회초 모두 삼자범퇴로 틀어막았고, 2회말에는 박동원의 투런포로 2점 리드까지 안으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3∼5회에 매 이닝 1점을 내주는 작은 아쉬움이 남았다. 3회초에는 2사 후 연속 3피안타로 첫 실점을 내줬고, 4회초는 1사 1루에서 나온 오스틴 딘의 견제 포구 실책에 비자책 1점을 허용했다. 5회초에는 몸 맞는 공으로 내보낸 조수행이 홈에 들어오는 걸 막지 못했다.

 

가랑비에 옷이 젖어 2-3 역전을 내줬지만, 손주영은 아랑곳하지 않고 호투를 이어갔다. 3-3 균형이 맞춰진 5회말을 건너 6회초를 다시 삼자범퇴로 지웠다. 그러자 팀 타선이 6회말 두산 불펜을 두드려 6-3 재역전을 빚어내며 손주영의 승리 요건을 완성시켰다. 그에 화답하듯 손주영은 7회초까지 세 타자로 정리하며 생애 최고의 하루를 완성시켰다.

 

무엇보다 7이닝을 87구로 삭제하는 경제적인 피칭이 눈에 띄었다. 물오른 커맨드가 일품이었다. 이날 몸 맞는 공만 하나 나왔을 뿐, 단 한 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 손주영이 선발로 나서 볼넷을 내주지 않은 것 또한 프로 커리어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최고 시속 150㎞를 찍은 패스트볼(42구)에 올 시즌 빛을 발하는 커브(19구)가 어우러졌다. 여기에 슬라이더(15구), 스플리터(11구)가 완벽한 제구력과 함께 녹아들었다.

 

사진=LG트윈스 제공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수(106구)까지 여유가 있었지만, 염경엽 감독은 그에게 8회를 맡기지 않았다. 경기 전 “선발들이 지칠 수 있는 시기다. 마지막 레이스를 위해 가능하면 100구 이하로 끊으려 한다. 여름에는 언제나 페이스 조절이 필요한 법”이라며 공언했던 마운드 운영 기조를 지킨 셈. 특히 커리어 하이를 향해 달려가는 손주영에게는 풀 시즌 소화가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 사령탑의 계산대로 이어진 김진성(⅔이닝)-유영찬(1⅓이닝)의 무실점 계투로 승리에도 문제없이 마침표가 찍혔다.

 

손주영의 인생경기와 함께 LG도 시즌 3번째 5연승 신바람을 탔다. 5월 8일 잠실 SSG전부터 12일 사직 롯데전에 만든 5연승 그리고 5월 23일 대전 한화전부터 29일 인천 SSG전까지 일군 6연승 후 찾아온 반가운 상승세다. 시즌 51승(2무42패)과 함께 1위 추격에 본격 시동을 거는 쌍둥이 군단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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