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후반기] ‘선두주자’ 김택연에 ‘대항마’ 박지환까지… 달아오르는 신인왕 레이스

두산 김택연이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특급 신인, 언제나 팬들을 설레게 하는 단어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 타이틀에 도전하는 루키들이 나타났다. 한국 야구의 미래를 밝히는 맹활약이 눈을 즐겁게 하는 가운데 후반기 펼쳐질 본격적인 신인왕 레이스를 향한 관심도 함께 치솟는다.

 

◆독주(獨走)

 

‘아기곰’ 김택연이 경쟁을 선도한다. 20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 지명자인 그는 비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일본프로야구(NPB) 팀과의 연습경기부터 호투가 시작됐다. 팀 코리아에 승선해 치른 LA 다저스와의 서울시리즈 스페셜 게임에서도 주어진 아웃 2개를 삼진으로 장식하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신 스틸러를 자청했다.

 

페넌트레이스 적응 과제까지 훌륭히 수행했다. 전반기 38경기 2승 4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2.35(38⅓이닝 10자책점)의 화려한 성적표가 뒤따랐다. 시속 150㎞, 2500RPM에 육박하는 돌직구가 최고의 장점이다. 삼진율 27.6%, 9이닝당 피홈런 0.24개에서 묵직한 구위를 실감할 수 있다.

 

셋업맨으로 출발해 정철원의 부진을 틈타 마무리 자리까지 얻어냈다. 압박감이 심해 루키에게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 보직이지만, 이마저도 이겨내는 강력한 멘탈까지 뽐냈다. 올스타전 선수단 투표 1위로 선배들의 인정까지 받았다. 베스트12 중 유일한 고졸 신인이었던 그는 후반기에서 신인왕에 쐐기를 박으러 나선다.

 

◆대항마

2024 KBO 올스타전에 감독추천선수로 나선 SSG 박지환이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없을 것 같던 경쟁자, 나타났다. 지난 드래프트의 유일한 1라운드 지명 야수인 SSG 박지환이다. SSG가 최정(2005년 1차 지명) 이후 19년 만에 최상위픽에서 뽑은 내야수였으며 구단 역사상(전신 SK 포함) 2001년 정상호, 2004년 임훈에 이어 3번째로 고졸 신인으로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될 정도로 기대치가 높았다.

전반기 32경기서 타율 0.364(107타수 39안타) 2홈런 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0으로 빛났다. 지난달 중순 펼친 7연타석 안타가 백미였다. 이진영 삼성 코치가 쌍방울 소속이던 1999년 세운 6연타석 안타를 넘은 KBO 신인 연타석 안타 신기록이었다.

 

김택연의 퍼포먼스와 견주기 위해서는 ‘꾸준함’을 증명해야 한다. 5월 몸 맞는 공으로 인한 손등 골절 탓에 경기 및 타석수가 적다. 규정 타석 충족도 사실상 쉽지 않다. 하지만 100안타 돌파와 함께 고타율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명함을 내밀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크호스

한화 황영묵이 안타를 때리고 1루에서 더그아웃을 향해 세리머니하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대형 변수도 있다. ‘인간 승리’ 스토리를 빚어가는 황영묵(한화)이다. 1999년생으로 만 24세인 그는 2018 드래프트 미지명부터 대학 야구, 독립리그, 현역 군 생활 등 험난한 야구 인생을 보냈다. 인기 야구 예능 ‘최강야구’에서 이름을 알린 끝에, 지난 드래프트 4라운드(31순위) 지명 기적을 일궜다.

 

깊었던 간절함, 성적으로 분출했다. 한화 주전 2루수로 거듭난 전반기 64경기에서 타율 0.311(196타수 61안타) 3홈런 26타점을 남겼다. 김경문 감독의 믿음 속에서 대이변의 시나리오를 꿈꾼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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