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박스] “이기적으로 생각해라… 넌 우리 마무리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팀이 어떻게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너만 먼저 생각해라.”

 

프로야구 SSG는 12일부터 사흘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IA와의 주말 3연전을 치른다. 후반기 첫 시리즈였던 롯데와의 홈 3연전은 2승1패, 위닝시리즈를 만들어냈다. 후반기 첫 원정에서 만만치 않은 상대인 ‘리그 1위’ KIA와 마주해야 하는 SSG다.

 

작은 걱정거리가 있다. 마무리 문승원의 부진이다. 5월까지 15개의 세이브를 빚으며 SSG 뒷문을 지켜온 문승원은 6월 한 달 동안 9경기서 세이브 2개와 블론세이브 2개, 평균자책점 13.50(6이닝 9자책점)으로 흔들렸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월간 4.00까지 올랐다.

 

클로저답지 못한 모습이었다. 달라진 후반기를 기대했지만 11일도 마무리가 너무나 아쉬웠다. 5-2로 앞선 9회초에 전준우에게 피홈런을 허용하는 등 크게 흔들리며 2실점했다. 결국 SSG 이숭용 감독은 아웃카운트 2개를 남기고 문승원 대신 조병현을 올리는 강수를 둬야 했다. 조병현의 생애 첫 세이브와 함께 승리로 끝난 점이 천만다행이었다.

 

이숭용 감독은 이날 KIA전을 앞두고 문승원을 만났다. 사령탑은 ”개인 면담을 별로 안 좋아한다.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다가오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데, 승원이가 다가오더라. ‘잘 잤냐’고 물으니 못 잤다고 하더라”고 웃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감독으로서 팀 마무리를 내리고 신인급 선수를 올리는 판단을 내리는 게 참 쉽지 않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승원이도 많이 부담스러워 한다. 자기가 팀 마무리인데, 자신의 부진 때문에 팀 전체가 약해보인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더라”며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사람이 계속 잘 할 수는 없는 법이다. 본인을 믿으라고, 이기적으로 생각하라고 했다. 모두가 널 믿고 있고, 모두가 널 마무리로 낙점했으니 마운드 올라가면 팀이 어떻게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니 너만 생각하며 후회 없이 던지라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인 이 감독이었다.

 

마지막으로 사령탑은 “고참이 되고 책임감이 더 많아진다. 승패에 직결되는 부분이라 힘든 점이 많을 거다. 얼마나 빨리 털어내고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어쨌든 결과가 좋아서 나도 부담을 덜었고, 승원이도 덜었다. 다 지나갔으니 상황이 되면 또 올리겠다고, 넌 우리팀 마무리라고 말해줬다”고 힘줘 말했다. 

 

광주=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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