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왕 경쟁 후끈…한국경마 이끈 기수·조교사 투톱은

문세영 기수, 2024년 56회 우승
서승운 기수 50승…부경 최다
김영관 조교사, 155경기 34승
서홍수 조교사, 29승으로 2위

갑진년의 시작을 알리며 2024년의 포문을 열었던 한국경마가 지난달 30일을 끝으로 상반기의 막을 내렸다. 공교롭게도 기수와 조교사 모두 서울과 부산이 팽팽한 결과를 내며 하반기 최종승자는 누구일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다승왕의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하는 서울과 부산의 자존심을 건 대결 속, 그 주인공들을 차례로 만나본다.

문세영 기수.

◆1900승 달성에도 흔들림 없는 평정심, 문세영

데뷔 이래 최우수 기수로 선발된 것만 8번, ‘지금이순간’, ‘문학치프’ 등 한국경마에 한 획을 그은 경주마를 이야기할 때 종종 함께 등장하는 이름이 된 문세영 기수가 올 상반기도 다승 1위를 달성했다. 1980년생으로 올해 43세인 문 기수는 1위 56회, 2위 38회, 3위 20회를 거두며 상반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승률 27.5.%, 복승률 46.1%, 연승률 55.9%로 서울기준으로는 2위인 씨씨웡을 압도하며 리딩자키의 면모를 과시했다. 올 3월 1900승 달성 직후에도 담담하고 겸손한 태도로 인터뷰에 응했던 문 기수는 그 이후 우여곡절 속에서도 ‘이클립스베리’와 함께 트리플티아라의 2개 관문을 석권하는 등 ‘명불허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승운 기수.

◆‘위너스맨’의 남자 서승운

다승 2위는 얼마 전 ‘투혼의반석’으로 부산광역시장배 2연패에 성공한 서승운 기수가 차지했다. “서울에 문세영이 있다면, 부경엔 서승운이 있다”는 팬들의 기대에 걸맞게 올 상반기 1위 50회로 승률은 문세영 기수와 동일한 27.5%를 기록했다. 어느덧 데뷔 14년차에 접어든 서 기수는 부경의 내로라하는 경주마들과 호흡을 맞추며 언제나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내왔다. 특히 2022년과 2023년 ‘위너스맨’과 운명처럼 만나 기수로서도 한 단계 도약한 서 기수는 ‘위너스맨의 왕좌를 꼭 지켜주고 싶다’라며 경주마에 대한 존중과 파트너십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트리플티아라 우승마인 ‘즐거운여정’과 함께 퀸즈투어S/S 시리즈 동아일보배와 뚝섬배를 석권하는 등 파죽지세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김영관 조교사.

◆더 이상 어떤 말이 필요한가, 김영관 조교사

부산경남경마공원 원년멤버로 미스터파크, 스피디퍼스트, 퀸즈블레이드, 트리플나인, 블루치퍼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울 만큼 수많은 명마를 배출한 ‘마이더스의 손’ 김영관 조교사. 특유의 날카로운 눈썰미로 현대판 ‘백락(伯樂)’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는 강인한 승부사 근성과 여유로운 표정 뒤에 숨겨진 피나는 노력으로 2004년 개업 이래 톱의 자리를 거의 놓친 적이 없다. 올 상반기 최다승 기록 정도는 놀랍지도 않을 정도. 하지만 무한경쟁의 세계에서 ‘당연한 1등’이 의미하는 치열함을 이해한다면 그의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총 출전 155회 중 1위 34회, 승률 21.9%.

서홍수 조교사.

◆팀워크로 만들어내는 전략의 힘, 서홍수 조교사

지난 5월 개인통산 300승을 달성, 이클립스베리-문세영 기수의 조합으로 ‘루나Stakes’와 ‘코리안오크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겹경사를 맞았던 서홍수 조교사가 올해 상반기 다승 2위를 기록했다. 총 출전 142회 중 1위 29회, 승률 20.4%로 서울기준 1위, 서울-부경 통합시 김영관 조교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마이티굿’, ‘마이티룩’ 등 마이티 군단과 이클립스베리를 포함한 ‘이클립스아너’ 등 이클립스 군단을 이끌고 있는 서홍수 조교사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소통’을 이야기 해왔다. 기수와 관리사 등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내는 전략과 서 조교사의 통찰과 리더십이 만난 결과가 바로 오늘의 우수한 기록인 셈이다.

올 하반기 코리아컵 국제경주를 비롯해 다양한 이슈가 기다리고 있는 한국경마. 그 위상을 한층 끌어올릴 핵심 동력이 될 조교사와 기수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레전드’의 질주가 계속될지, 새로운 라이징스타가 등장할지 서울과 부산의 기수 77명, 조교사 71명의 면면이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김민지 기자 minji@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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