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드·보험사가 보험료를 카드로 낼 수 있는 서비스·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보험료 카드납부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22대 국회에서 재발의되자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DB손해보험과 손잡고 기업중대사고배상책임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 비대면 플랫폼 ‘우리카드 보온’을 출시했다. 중대재해배상보험을 필요로 하는 사업자는 우리카드 보온을 통해 비대면으로 관련 보험을 손쉽게 가입할 수 있다. 우리카드로 보험료 납부 시 최대 2%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최근 롯데카드는 라이나생명·메리츠화재와 함께 보험료를 최대 2만5000원까지 할인해주는 ‘보험엔로카’ 시리즈 2종을 출시했다. 각 카드로 두 보험사의 보험료를 매달 자동이체하면 지난달 이용실적에 따라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전월 이용실적이 30·70·150만원 이상인 경우 1만3000·1만6000·2만5000원을 할인해준다.
라이나생명은 카드사와 가장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최근 국내 9개 카드사와의 협업으로 출시한 ‘THE채우는종신보험’은 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으며, 롯데카드로 결제 시 보험료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카드사와 보험사의 협업은 이례적인 사례다. 그간 두 업계는 보험료 카드납을 두고 10년 넘게 첨예한 대립을 이어왔다. 카드사들은 고객 편의를 위해 카드를 통한 보험료 납입 의무화를 찬성했지만, 보험사들은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의무화를 반대하고 있다. 수수료율 조정 문제 해결이 관건이다.
일각에선 10년 넘게 논쟁이 이어진 만큼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협업 사례가 지속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면 이견 좁히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보험료 카드납 의무화를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은 지난달 제22대 국회에서 재발의됐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험회사들의 신용카드 납부 제한은 소비자의 권익을 제한하고 신용카드 이용자를 차별하는 행위”라며 보험가입자가 카드를 선택해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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