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맘 잘 아는’ 여의사… “유방암 치료과정에 공감 더했죠”

국내 여성암 1위에 이름을 올린 게 바로 ‘유방암’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 수는 2018년 20만 5394명에서 2022년 27만 151명까지 크게 늘었다. 50대 환자가 가장 많은데, 2022년 기준 9만 8725명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20·30대 젊은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유방암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 모든 여성들에게 발병률이 높은 질병 중 하나다. 과거에는 중장년층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젊은 환자도 증가세다. 유방암이 늘어나는 요즘, 질병 예방 및 관리에 대해 조현진 경산중앙병원 외과 과장에게 들었다.

조 과장에 따르면 유방암은 다양한 요소 중에서도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우선 빠른 초경, 임신 무경험, 늦은 폐경 등이 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비만과 서구화된 식단도 한 영향을 미친다. 지방세포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공급원 중 하나인데 과도할 경우 유방암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족력, 동양 여성에게 많은 치밀유방도 한 원인이다.

 

이렇다보니 폭넓은 연령대가 유방암의 영향을 받고 있다. 문제는 유방암 초기 단계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것. 종양이 느껴지거나 유두에서 피가 나오는 등의 증상은 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나타난다. 결국 가장 좋은 예방법은 정기적인 선별 검사라는 게 조현진 과장의 설명이다.

 

선별 검사 방법으로는 주로 유방 초음파와 맘모그램(유방 X-선 검사)이 주로 쓰인다. 유방 초음파는 고해상도 초음파 기기를 사용한다. 이는 압박의 불편함이나 방사선 노출 없이 악성 종양, 양성 종양, 낭종, 그리고 유관의 변화를 식별할 수 있다.

 

보다 면밀한 검사를 고려한다면 맘모그램을 병행해야 한다. 맘모그램은 미세 석회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초음파의 한계를 보완한다.

 

다만 조현진 과장은 40세 미만에서 예방 목적이라면 맘모그램을 꼭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방사선 노출’과 관련됐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초음파 검사로도 윤곽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유방암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젊은 여성이라도 맘모그램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조현진 과장의  설명이다. 그는 “특히 한국 여성들 사이에서 흔히 발견되는 치밀 유방 조직을 가진 40세 이상 여성의 경우, 맘모그램과 초음파 검사를 결합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치밀 유방은 맘모그램에서 X-레이를 통과하지 않아 밀도가 높게 나타나므로 종양과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유방암학회는 폐경 전에 맘모그램과 초음파를 모두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조현진 과장은 “유방암을 1단계에서 발견할 경우 5년 생존율이 98%에 이른다”며 “유방암이 의심될 때 신속한 검진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유방암 예방을 위한 검진은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한 만큼 가까운 병원을 선택해 자신의 건강 기록을 꾸준히 쌓는 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Woman suffering from cancer stands near x-ray machine making medical examination for diagnosing oncological disease. Girl during mammogram for early detection of breast cancer undergoes radiography

한편, 근원의료재단 경산중앙병원은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4주기 검진기관평가 검진유형별 최우수기관’에서 유방암 부문 최우수기관에 선정됐다.

 

4주기 검진기관 평가는 국가건강검진의 질 향상을 위해 연간 검진건수 50건 이상 검진기관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올해는 병원급 1398개소, 의원급 1만1805개소 등 1만3203개 기관을 평가했다. 경산중앙병원은 이번 평가 결과 유방암 부문에서 90점 이상의 점수를 획득,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이와 함께 여의사 진료 시스템으로 환자의 심적 부담도 줄였다. 조현진 과장은 “아직 여성질환, 여성암 등의 건강문제에 대해서는 남성보다 여성과 더 편안하게 논의하는 분위기”라며 “환자들이 자신의 문제를 더 개방적으로 이야기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여성으로서의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환자들에게 더 편안한 진료 환경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모든 치료과정에서는 환자들이 진료 과정에서 느끼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여의사로서 환자들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지지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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