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전반기 돌아보며…윤동희가 활짝 웃는다

사진=이혜진 기자

“좋았습니다.”

 

외야수 윤동희(롯데)에게 2024시즌은 중요했다. 지난해 폭풍성장을 일구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실질적인 첫 1군 풀타임 시즌. 107경기에서 타율 0.287을 때려냈다. 태극마크를 달고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등에도 나섰다.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했다. 여기에 김태형 감독 체제로 바뀌면서 변화의 물결 또한 거셌던 상황. 전반기를 마무리하고 전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윤동희는 “만족스러웠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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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를 즐기고

 

좀처럼 만족을 모르는 윤동희다.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안타가 나와도 본인이 부족한 부분을 느끼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하는 타입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처음부터 “윤동희는 말할 것이 없다. 훈련 태도가 진지한 것은 물론, 자신만의 루틴이 있다”고 칭찬한 배경이다. 실제로 단 한 차례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지 않았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생각이 많아진 탓에 시즌 초반 침체기를 겪기도 했다. 조금씩 타격을 보완해가면서 자신의 것을 찾아갔다.

 

윤동희가 이례적으로 ‘좋다’는 표현을 한 이유가 있을까. 비단 성적 때문은 아니다. 3할 타율(0.302)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오히려 “딱 2할9푼 정도에서 끝냈으면 더 편안하게 후반기를 맞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핵심은 순간을 즐겼다는 부분이다. 윤동희는 “정말 야구를 재밌게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올 초 목표로 삼았던 부분이 ‘내 스윙을 하자’ ‘강한 타구를 만들자’였는데, 돌이켜보니 타석에서 나오면서 후회를 많이 안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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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를 즐기고

 

윤동희의 이름 석 자가 더욱 짙게 새겨지는 것은 물론이다. 생애 첫 ‘별들의 축제’에도 참여했다. 드림 올스타 외야수로 선정됐다. 황성빈이 기예르모 에레디아(SSG)의 부상 대체 선수로 나서기 전까지 롯데 선수단 중 유일하게 베스트12에 이름을 올린 주인공이었다. 2022년 퓨처스 올스타로 뽑힌 기억은 있지만 팬, 선수단 투표로 뽑혔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윤동희는 “올스타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것부터 하나하나 모든 것이 다 정말 재밌다”고 전했다.

 

팬들과 함께하는 자리인 만큼 알차게 준비했다. 배구선수 김희진 코스프레를 선보인 것. 평소 김희진 닮은꼴로 많이 언급됐다는 부분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실제 유니폼과 흡사하게 자체 제작까지 했다. 의상뿐 아니라 첫 타석에 들어서면서 팀 동료 김원중을 향해 스파이크를 날리는 등 퍼포먼스도 훌륭했다. 관중석에서 감탄희 박수가 쏟아졌다. 이에 김희진은 자신의 SNS에 관련 사진과 함께 “엄마 혹시 잃어버린 남동생 있어?”라고 적으며 훈훈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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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반기 질주한다

 

기분 좋게 후반기로 향한다. 순위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즌 초와 비교해 살이 좀 빠졌지만 끄떡없다. 그것까지도 계산해 비시즌 몸을 만들었다. 다시 고삐를 바짝 쥔다. 윤동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기대해주신 것들에 부응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잘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말씀하시길 3년 이상 제 몫을 해야 그때서야 비로소 주전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아직 주전이 아니다. 목숨 걸고 해야 한다”고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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