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도영 업고 튀어’ 슈퍼스타의 화려했던 올스타전 데뷔… “다음엔 반드시 MVP를”

KIA 김도영이 유명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주인공 ‘선재’ 복장을 입고 타석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나 땜시 살겠제’

 

프로야구 KIA의 슈퍼스타 김도영이 화끈했던 생애 첫 올스타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나눔 올스타 3루수 부문 베스트 12에 선정된 그는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에 출격해 잊을 수 없는 첫 나들이를 끝마쳤다.

 

전날(5일) 열린 홈런더비부터 시작이었다. 시즌 23홈런으로 홈런왕 레이스 2위에 위치한 그는 팬 투표로 선정된 홈런더비 출전 명단에 이변없이 이름을 올렸다. 예선에서 4홈런으로 오스틴 딘(LG)과 공동 2위에 올랐지만, 이어진 서든데스에서 무릎 꿇어 우승 도전은 좌절됐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메인 이벤트가 열린 이날 모든 힘을 쏟았다. 등장부터 과감했다. 나눔 올스타 리드오프로 출전한 그는 1회초 첫 타석에서 ’김도영’이 새겨진 노란 명찰이 달린 교복 셔츠를 입고 파란 우산을 쥔 채 나타났다. 머리띠에 새겨진 ‘갸팬업고튀어’ 문구에서 알 수 있듯, 유명 인기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류선재 역을 맡은 변우석 배우의 모습에서 착안한 분장이었다.

 

팬들은 뜨거운 환호성으로 슈퍼스타를 반겼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걱정을 많이 했다”는 그였지만 퍼포먼스는 화려했다. 마이크에 제대로 전달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KIA 팬들 사이에서 유행을 탄 ‘나 땜시 살겠제’라는 멘트를 날렸다. 먼저 유행을 알린 ‘도영아, 니 땜시 살어야’라는 문구에 대한 화답이었다. 여기서 매혹적인 윙크까지 팬들에게 선사했다. 앞선 시즌 도중 수훈 인터뷰에서 한 차례 선보였던 명장면의 재현이었다.

 

KIA 김도영이 타석 등장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김도영은 “경기 통틀어 첫 타자로 나서게 됐는데, 처음이라 당연히 호응이 클 거라 생각해서 오히려 좋다고 생각했다. 다만 제대로 준비를 못 한 것 같아 아쉽다”며 겸손한 미소를 띠었다.

 

이어 “드라마는 보지 못했는데, 구단에서 제가 극중 ‘선재’ 역과 비슷하다고 추천을 해주셔서 준비하게 됐다.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며칠 전부터 더 일찍 준비해서 제대로 해야할 것 같다”는 비하인드도 덧붙였다.

 

아쉽게도 퍼포먼스 상에는 닿지 못했다. 롯데 황성빈의 강렬한 ‘배달’ 퍼포먼스가 올스타전을 지배했기 때문. 경기 내용적으로도 첫 타석 2루타를 하나 기록했지만, 미스터 올스타에 미칠 성적은 아니었다. 그 영광은 동료 최형우에게 넘어갔다.

 

5일 열린 2024 KBO리그 올스타전 홈런더비에 참가한 김도영이 홈런 경쟁에 임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김도영은 “형우 선배님이 그 나이에도 미스터 올스타를 받으신 걸 보고, 원래도 많이 존경했지만 더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저도 저런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휴식기가 좀 짧긴 하지만 KIA 팬분들 뿐만 아니라 타 팀 팬분들과도 소통하는 게 참 재밌었다. 앞으로도 뽑힌다면 좋은 기분으로 나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 올스타전에서 퍼포먼스상과 MVP 중 어떤 것이 더 탐나냐는 질문에는 잠깐의 고민 끝에 “그래도 미스터 올스타가 더 좋을 것 같다”는 밝은 미소를 덧붙이기도 했다.

 

축제를 뒤로 하고 달려갈 일만 남았다. 지난 4월 최초의 월간 10홈런-10도루 달성에 이어 KBO리그에서 3명밖에 이루지 못한 전반기 20-20 클럽 가입까지 일궈내는 등 시즌 MVP 기세로 전진하는 그다. 팀도 ‘V12’를 향한 리그 1위 수성에 사활을 건다. 그는 “지금 시즌이 끝난다 해도 만족스러울 만한 성적이 전반기에 나왔다. 후반기에는 다치지 않고 팀에 더 보탬이 되도록 하는 데만 신경쓰겠다”는 당찬 다짐을 전했다.

 

인천=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