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표는 ‘사람들이 이걸 기분 좋게, 재미있게 봐주면 좋겠다’ 정말 그거 하나였어요”

 

최근 마지막화를 공개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신데렐라가 되기로 마음먹은 여자가 사랑 따위 믿지 않는 백마 탄 재벌 왕자를 만나 벌어지는 욕망 쟁취 로맨틱 코미디 시리즈다. 표예진은 극 중 백마 탄 왕자를 찾겠다는 사심에 사교클럽 매니저로 취업하는 신재림 역을 맡아 인생 캐릭터를 새롭게 썼다.

 

표예진은 극 중 클리셰를 벗어나는 장치들을 디테일하고 능청스러운 연기로 표현하며 반전 재미를 한껏 살렸다. 더욱 사랑스러워진 비주얼과 한층 업그레이드된 다채로운 매력도 돋보였다. 이준영과의 밀도 있는 호흡은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했다.

 

표예진은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나대신꿈’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처음 하는 게 많아서 오히려 재밌었다”며 작품에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대본이 너무 재밌어서 이걸 못 살릴까 봐 오히려 걱정했다. 망가지는 건 전혀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더 하고 싶었다. 그래야 이 작품이 사니까 욕심을 많이 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나대신꿈’ 코미디가 짙은 작품이었지만 표예진은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그는 “코미디라는 장르에 있어서 별로 의식을 안 했던 것 같다. 처음 글을 받았을 때 너무 재밌어서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이 작품을 하면 ‘신나게 즐길 수 있겠다’ ‘한번 제대로 놀아볼 수 있겠다’ 싶어서 참여를 한 게 다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목표는 사람들이 이걸 기분 좋게 재미있게 봐주면 좋겠다. 정말 그거 하나였다”고 강조했다. 

 

코미디를 의식하지 않았다곤 하지만 표예진은 극 중에서 이렇게 코미디 연기를 잘했나 싶을 정도로 신재림 그 자체가 돼 능청스러움을 뽐냈다. 실제로 ‘나대신꿈’을 통해 자신감도 생겼을 터. 그는 “사실 저도 이렇게 끌고 가는 로코를 한 건 처음”이라며 “그래도 제가 조금 믿었던 거는 ‘쌈 마이웨이’나 ‘김비서가 왜 그럴까’ 같은 작품을 하면서 선배들을 보지 않았나. 거기서 배운 경험과 밝고 발랄한 역할을 했던 것들을 토대로 이 작품에서 폭발시켜보자, 정말 마음껏 해보자는 무모한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결과적으로 주변에서 굉장히 좋아해 주시고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내가 하는 로코가 나쁘지 않았구나’ 수확이 있었고 저도 개인적으로 자신감이 더 생겼다”고 뿌듯해 했다. 

 

표예진은 “마지막 내레이션에서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말이 나온다. 재림이는 처음에 남편을 잘 만나서 자기 인생을 바꿔보겠다는 의존적이고 주체적이지 못한 모습이 있다. 그런데 점점 자기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고 자신을 인정하면서 자기 자신을 책임지게 되는 과정이 저는 좋았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아울러 “개인적으로 저도 스스로를 다시 바라보게 됐다”고 고백했다. “작품을 하면서 저도 제가 마음에 안 들고 싫은 부분들도 있지만 인정하는 게 어려웠는데 그걸 인정하고 ‘나는 내 속도대로 내 믿음대로 살아가면 되는구나’ 하는 깨달음이 있었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사실 신재림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새엄마와 배다른 자매들 사이에서 남은 게 빚밖에 없는 애처로운 상황에 놓이는 인물이다. 비극적인 상황을 신재림은 결혼이라는 돌파구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 신재림처럼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을 때 어떻게 극복하는 편인지 묻자 표예진은 “재림이는 드라마틱하게 아빠의 유언을 따르게 됐지만 저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저는 어쩔 수 없는 거에 대해서 별로 생각을 안 하는 편이다. 저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나’ 생각하는 편이라 청담헤븐에 들어갈지 모르겠지만 뭐라도 움직이지 않았을까. 아르바이트 몇개라도 하고 어떻게든 살려고 했을 것 같다”고 웃었다. 

 

그렇다면 신재림과 표예진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될까. 표예진은 “재림이의 꿋꿋함, 생존력이 강한 씩씩함이 저랑 잘 맞았던 것 같다. 그리고 재림이한테 장난스러운 모습이 많다. 거의 저의 장난기가 다 투영된 것 같다. 제 주변 사람들은 알더라”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저를 많이 활용한 캐릭터다. 놀리고 막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제 모습이 많이 담겨 있다”고 신재림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선하고 차분할 것 같은 이미지와는 반전 매력을 가지고 있는 셈. 표예진은 “제가 그렇게 재밌는 사람은 아니다. 사실 조용하고 내성적인 편인데 친한 사람들이랑은 또 그런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잘 보여지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서 좋은 것 같기도 하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지난해 tvN ‘청춘월담’을 시작으로 SBS ‘모범택시2’ 등 쉴 새 없이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표예진. 2월에 ‘나대신꿈’ 촬영이 끝난 뒤 휴식을 갖고 있는 그는 거의 2년 만에 제대로 쉬고 있다고. 그는 “너무 오랜만에 쉬다 보니까 뭘 어떻게 쉬어야 되는지를 까먹었다. 그래서 요즘 어떻게 쉬어야 할지 고민”이라며 “생각을 비우고 어떻게 해보라는데 잘 안 되더라. 지금은 건강하게 나를 돌보고 잘 쉬는 게 목표”라고 계획을 전했다. 

 

표예진은 “오랜만에 쉬다 보니까 그동안 저를 좀 잃어버린 느낌이더라. 매번 새로운 캐릭터에 대해서 살다 보니까 2년 전에 제가 어땠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지냈고 평소에 뭘 했고 뭘 먹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동안엔 촬영에 맞춰서 생활이 되어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행도 갔다 왔고 촬영할 때 거의 못 만났던 친구들도 봤다”며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들이 있다. 그림도 그리러 가고 영어도 하려고 친구도 만나고 도예도 도전해 보고 계속 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제가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고 근황을 전했다. 헬스나 필라테스 등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차기작은 현재 확실하게 정해진 게 없다. ‘모범택시3’에 대해 묻자 표예진은 “저희도 잘 모르겠다. 저희한테도 아직 구체적인 건 없다”고 전했다. 

 

‘모범택시 1’을 연출한 박준우 PD는 최근 ENA ‘크래시’를 연출하기도 했다. ‘크래시’ 또한 ‘모범택시’와 결이 비슷한 사회고발 장르물. 표예진은 “박준우 감독님이 역시 그런 걸 잘 하시고 곽선영 언니도 너무 잘하시지 않나. 같이 ‘VIP’를 찍었었는데 저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봤다. 잘 되길래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크래시’와 ‘모범택시’ 세계관의 통합 가능성을 묻자 “너무 좋다. 공생하면 좋겠다”고 웃었다. 

 

과거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따릉이를 타던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표예진은 “요즘엔 따릉이는 안 탄다. 전기 자전거가 있기 때문에”고 웃었다. 이어 “편하고 좋더라. 근처 갈 때 타고 다닌다”며 “전기자전거를 경험하면 돌아갈 수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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