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이 나스닥 상장으로 ‘아시아의 디즈니’가 된다는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네이버웹툰의 본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미국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 종목코드 ‘WBTN’으로 상장했다. 이로써 네이버웹툰은 네이버 계열사 중 최초의 미국 상장사가 됐다.
이날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월가의 관심을 받으며 뉴욕증시에 화려한 데뷔를 마쳤다. 공모가(21달러)에 비해 9.5% 높은 2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첫 거래일 주가가 10% 가까이 급등한 셈이다.
김준구 웹툰 엔터테인먼트 CEO(최고경영자)는 “100년 넘게 가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사원으로 시작해 지금의 네이버웹툰을 만들어낸 독보적 인물이다. 그는 조석, 김규삼, 기안84 등 스타 웹툰 작가들을 직접 발굴해온 열혈 웹툰 마니아였다. 작가들이 지칭하는 김준구 대표의 별명은 ‘준구 형’부터 ‘악마’, ‘천적’ 등 다양하다. 조석 작가는 그를 작품에서 ‘준구형으로 지칭하고, 이말년 작가는 “(김 대표는)작가들을 참기름 짜듯이 쥐어짜 만화를 그리게 하는 장본인”이라며 “기안84의 천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 대표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이번 상장을 통해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이 보다 부각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성장이 네이버의 콘텐츠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상장을 마친 후에도 웹툰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네이버의 지분율은 63.4%로 기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 이사 선임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웹툰의 상황은 어떨까. 네이버웹툰은 전 세계적으로 170개국에서 약 1억 7000만 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2400만명의 크리에이터가 활동하고 있다. 이런 강력한 사용자 기반은 네이버웹툰의 주요 자산이다.
재정적으로는 손실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네이버웹툰은 12억 8000만 달러(약 1조7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1억 4500만(약 2005억원) 달러의 순손실을 보고했다. 웹툰 플랫폼의 빠른 확장과 콘텐츠 투자로 인한 결과로 보인다 .
그런데도 블랙록(BlackRock) 같은 주요 투자자들이 5000만 달러 상당의 주식을 구매할 의사를 밝히는 등,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네이버웹툰의 시장 신뢰도를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이미 상장한 현재, 이는 네이버웹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와 관련 “광고 사업 확장, AI(인공지능) 기술 투자, 추천 기능 고도화 등으로 북미 시장 중심으로 성장을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더 많은 글로벌 콘텐츠를 제작하고, 다양한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웹툰뿐 아니라 웹소설,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도 있게 된다. AI 기반의 추천 시스템 및 사용자 경험 개선을 위한 기술 개발에 더욱 많은 자금을 투입할 수 있어,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새로운 사용자 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광고 사업과 인공지능(AI) 기술 투자 등을 통해 북미 시장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번 네이버웹툰의 나스닥 상장은 회사의 궁극적 목표인 ‘아시아의 디즈니’로 가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력한 사용자 기반,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 기술 혁신 및 글로벌 확장 전략을 통해 네이버웹툰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 다만, 수익성 개선과 지속적인 콘텐츠 투자가 관건이다.
김 대표는 “나스닥 상장은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중요한 이정표이자 새로운 챕터의 시작”이라며 “디지털 스토리텔링 시장의 글로벌 리더로 입지를 강화하며 성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콘텐츠 플레이어로서 네이버웹툰을 통해 발표된 작품들이 지속해서 라이프 사이클을 길게 가져가고 한국의 콘텐츠 회사이자 플랫폼 회사가 100년 넘게 운영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공략을 지지한다.
김 대표는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살다가 아들이 독립하고 나선 상황이지 않나”라며 “투자자들에게도 네이버와의 관계에 대해 ‘아들아, 나보다 더 성공한 삶을 살고 필요한 게 있으면 이야기하라고 전했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이에 이해진 GIO도 ‘맞다, 고생했고 자랑스럽다’고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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