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내부통제 강화를 약속하며 지휘봉을 잡았지만, 실상은 바닥을 치고 있다. 취임 1년3개월 만에 계열사 내 횡령 및 사기 등 각종 금융사건이 우후죽순 발생하고 있다. 4개 계열사 사고는 총 9건이었으며, 사고액만 약 142억원으로 나타났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금융그룹 전체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실태 파악과 특별검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26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금융감독원에 자료요청을 통해 받은 ‘우리금융그룹 금융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임 회장 취임일인 지난해 3월24일부터 지난 20일까지 총 1년3개월 동안 발생한 금융사고는 4개 계열사에 총 9건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이 5건·사고액131억4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카드가 2건·피해액 9억58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그리고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이 1건씩 있었고, 사고액은 각각 1억1600만원·100만원이었다.
금융사고 종류별로는 사기가 3건(115억94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횡령 2건(2억5900만원), 사적금전대차와 개인정보유출이 각 1건, 타 2건(23억2500만원) 순이었다.
임 회장 취임 이후 1년3개월 동안 발생한 약 142억원이라는 금융사고 액수는 같은 시기 취임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취임보다 최대 5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최근 발생한 우리은행 100억원 횡령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제재 수위가 높지 않아 지속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임 회장 취임 이후 발생한 우리금융그룹 9건의 금융사고 중 금감원 제재가 결정된 3건의 제재 내역을 발생 시기 순으로 살펴보면 대부분 견책 및 주의 조치에서 마무리됐다.
강 의원실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 금천구청지점에서 발생한 횡령사건(8900만원·2021년3월4일.~2024년4월1일)의 경우 사고자는 면직 처리됐으나, 관련자에 대한 견책·주의·주의촉구는 각 1명에 그쳤다. 우리은행 익산지점에서 발생한 횡령사건(1억7000만원·2023년5월15일~6월5일) 역시 사고자는 면직 처리됐으나 관련자 5명은 견책(3명), 주의, 주의촉구 각각 1명만 내려졌다. 우리은행 엑스포금융센터에서 발생한 사적금전대차(2023년5월17일)에 대해 금감원은 사고자(1명) 견책, 관련자(1명)에게는 주의촉구 제재를 내렸다.
강 의원은 “취임 직전 해에 626억원 횡령 사건이 발생했지만, 임 회장 취임 1년여 만에 105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융사고가 재발했다“며 “또 계열사 4곳에서 9건이라는 금융사고가 발생했는데, 이는 임 회장의 내부통제 관리 등 경영능력 부족을 여실히 보여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강 의원은 “오랜 기간 기획재정부 관료로 차관에다가 금융위원회 위원장까지 역임한 대표적인 모피아 출신으로 분류되며 관치금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임 회장이 사모펀드 사태와 수백억 횡령 사고 등 내부통제 부실 문제로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우리금융그룹의 수장으로 온 것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이어 “금감원은 한 해 걸러 백억원대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 하고 있고, 계열사에 횡령, 사기 등이 난무하고 있는 우리금융그룹에 대해 회장을 포함한 전방위 조사와 특별검사를 실시해 그 잘못이 확인되면 일벌백계하여야 할 것”이라며 금감원의 특별검사 등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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