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공 하나…켈리, 한 끗 차이로 닿지 못한 퍼펙트

사진=LG트윈스 제공

 ‘딱 공 한 개가….’

 

사직 예수의 위엄은 대단했다. 케이시 켈리(LG)가 마운드를 홀로 책임졌다.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4 신한 쏠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서 9이닝 동안 볼넷, 몸에 맞는 볼 없이 한 개의 피안타만 허용했다. 4-0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무사사구 완봉승이다. 올 시즌 두 번째 대기록이다. 앞서 4일 광주에서 애런 윌커슨(롯데)이 KIA를 상대로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인 바 있다.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통산 140번째 발걸음이다.

 

새 역사가 눈앞에 있었지만 한 끗 차이로 닿지 못했다. 프로야구 43년 역사상 아무도 밟지 못한 퍼펙트 피칭에 도전한 것. 2022년 윌머 폰트(당시 SSG)가 9이닝 퍼펙트로 막았지만 승부가 연장까지 이어지면서 ‘퍼펙트게임’에 실패했다. 퍼펙트게임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좀처럼 보기 어려운 진기한 장면이다. 약 150년 역사상 24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선 16번 작성됐다. 엄청난 대기록을 세우고도 살짝 아쉬움이 남은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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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엄청난 투구였다. 8회까지 완벽에 가까웠다. 단 한 명의 주자도 허용치 않았다. 모두의 관심 속에 나선 9회. 아쉽게도 선두타자 윤정빈에게 중견수 방면 안타를 내주며 퍼펙트게임이 무산됐다. 켈리는 허탈한 듯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마운드에 올라온 포수 박동원을 안아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스스로 경기를 매조지은 것은 물론이다. 후속타자 강민호를 병살타 처리한 뒤 김헌곤을 뜬공으로 처리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총 투구 수는 102개. 최고 149㎞에 달하는 직구를 바탕으로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싱커, 커브 등을 섞어 던졌다.

 

퍼펙트게임 직전까지 갔던 경우는 꽤 많았다. 정민철 해설위원이 대표적. 1997년 5월 23일 당시 빙그레(한화 전신) 소속이었던 정민철은 OB(두산 전신)를 상대로 8회 초 1아웃까지 잡았다. 심정수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으나 공이 포수 뒤로 빠졌다.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출루시켰다. 2007년 10월 3일엔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는 잠실 현대전서 9회 1사 후 강귀태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최원태 또한 넥센(키움 전신)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2018년 4월 18일 아웃카운트 5개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최준석(당시 NC)에게 2루타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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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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