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든든한 동료들을 만났기에…시라카와 “행복합니다”

사진=대구 이혜진 기자

“한국에서의 모든 게 행복합니다.”

 

우완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는 단기 대체 외인 카드 1호다. 지난 5월 총액 180만엔(약 1500만원)에 SSG와 손을 잡았다.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 출신으로, 3년간 개막전 선발투수 역할을 맡았다. KBO리그서 처음 프로 무대를 밟았다. 2001년생 앳된 얼굴이다. 어딘지 모르게 순박한 청년 느낌이 든다. 실제로 해외 경험 자체가 처음이다. 이전까진 여권조차 없었다. 시라카와는 “실제 시골 출신이다. 그 이미지가 맞다고 생각한다”고 활짝 웃었다.

 

한국으로 날아온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벌써 많은 팬이 생겼다. 출연한 구단 채널 콘텐츠마다 높은 조회 수를 자랑한다. 내부에서도 놀랐을 정도다. 정작 본인은 “아직까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도 자신의 별명은 잘 알고 있다. 감자다. 가장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한국어이기도 하다. 시카라와는 “일본에선 감자라는 단어에 특별한 의미가 없다. 한국에선 귀엽다는 뜻이라고 들었다. 과거 팀 동료가 댓글에 있다고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어린 나이에 홀로, 그것도 언어가 거의 통하지 않는 해외서 생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적응이 쉽지만은 않을 터. 첫 경기 때 마운드 위에서 극도로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행히 든든한 동료가 주변에 많다. 일례로 ‘에이스’ 김광현은 얼마 전 시라카와에게 통 크게 쐈다. 고기를 좋아한다는 얘기에 먼저 손을 내민 것. 3명이서 30만 원 이상을 먹었다. ‘주장’ 추신수는 값진 조언으로 힘을 보탰다. “지금껏 네가 한 것 중 틀린 것은 없다”고 응원했다.

 

영혼의 단짝도 만났다. 한두솔이다. 한두솔은 일본과 인연이 있다. 광주제일고 졸업 후 오사카 리세이샤 전문대학을 다녔다. 사회인 리그도 뛰었다. 시카라와를 보며 옛 기억을 떠올린다. 한두솔은 “첫 해가 가장 힘들었다. 말이 안 통하니 통역 애플리케이션을 들고 다녔다”고 말했다. 그 마음을 알기에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 애쓴다. 함께 홍대 나들이를 가는가 하면 생일날 선물을 건네기도 했다. 시라카와는 “(한)두솔이형과 함께라면 어디든 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시간이 많지 않다. 애초 부상을 당한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왔다. 엘리아스의 몸 상태가 거의 회복됐다. 20일 퓨처스(2군)리그에도 나섰다. 26일 한 차례 더 2군 경기에 등판해 실전감각을 점검할 예정이다. 시라카와가 반전을 이룰 수도 있지만 동행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시라카와는 “(한국에서의)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도 “있는 동안 팀이 최대한 많이 이길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대구=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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