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또오심] 핵심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유연한 변화를 향해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이승엽 감독이 7회초 무사 1루 NC 김형준의 내야땅볼때 1루주자 김휘집이 2루에서 세이프 판정이 나오자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실수가 반복되면 더 이상 실수가 아니다. 

 

KBO리그에서 명백한 오심이 또다시 제기되며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올 시즌부터 ‘로봇 심판’으로 불리는 ABS(자동투구시스템)가 전격 도입됐음에도 불구, 심판 오심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심판도 인간이라 체크 스윙, 홈 플레이트 태그 아웃 등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지는 상황에서 오심을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규칙을 잘못 적용하고 제도마저 잘못 운용하는 건 판정의 신뢰와 심판의 권위를 스스로 깎아 내리는 행위다.

 

KBO는 지난 4월 삼성과 NC의 맞대결에서 ‘작당 모의·오심 은폐 논란’으로 심판위원 1명을 해고하고 2명을 정직시켰다. 당시 심판끼리 원활하지 않은 의사 소통이 문제라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 비슷한 일이 또 발생했다. 지난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NC 경기에서 7회초 NC 공격 때 비디오 판독이 번복됐다. 이 판정은 명백한 오심이었다. 두산의 비디오 판독 요청을 거쳐 김휘집의 2루 세이프 판정은 원심으로 확정됐다. 결국 심판진이 포스 아웃, 태그 아웃 상황을 혼동해 벌어진 셈이다. 이후 KBO는 심판과 비디오 판독 센터 모두에게 경위서를 받았다. 

 

KBO는 올해 ABS를 도입하며 정확성을 강조해왔다. KBO 공식 야구 규칙에 명시된 내용만 지켜져도 오심은 줄어들 수 있지만 뜻대로 흐르지 않고 있다. 심판의 미숙한 경기 운영이 반복된다면 리그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리그의 질과 가치가 훼손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이에 심판 재량의 비디오 판독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메이저리그(MLB)에선 8회 이후 승부처에서 심판 재량으로 비디오 판독을 할 수 있다. 끝내기 상황 등에서 비디오 판독 기회가 없어 경기 결과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KBO는 심판 교육과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장 심판진과 판독 센터 간의 소통 개선 등 비디오 판독 상황에서의 매뉴얼을 보완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근본적인 원인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기계적 공정’만 추구하는 해결책은 한계가 있다. 최첨단 장비, 신기술을 도입해도 장비를 운영하는 사람과 리그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비슷한 문제는 되풀이될 것이다. 보다 유연한 방향으로 이번 일을 어떻게 마무리 짓느냐에 따라 KBO리그에 대한 신뢰 회복 및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주형연 기자 jh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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