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년5개월만에 2800 돌파…추가 상승 기대 속 신중론도

코스피가 전 거래일(2797.33)보다 4.77포인트( 0.17%) 오른 2802.10에 개장한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 지수가 뜨겁다. 2년5개월 만에 2800선을 돌파하면서 고공행진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강세로 엔비디아가 사상 최초 시가총액 1위에 오르면서, 그 수혜가 코스피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30포인트(0.37%) 상승한 2807.63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장중 2799.32까지 오르며 2800선 코앞까지 진입하더니, 이날 전 거래일 대비 4.77포인트(0.17%) 오른 2802.10에 장을 시작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피가 장중 28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1월24일 이후 2년5개월 만이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6포인트(0.43%) 내린 857.51로 장을 종료했다. 코스닥 지수는 상승으로 출발했지만 기관·외국인 매도세에 하락으로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순풍을 탄 것은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오르는 등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투자 심리에 우호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전자는 400원(0.49%) 오른 8만1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삼성전자는 1.75% 오른 8만1200원를 기록해 한 달여 만에 ‘8만전자’에 복귀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전날 미 반도체 훈풍에 삼성전자가 한 달여 만에 8만원대를 회복하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며 “미국 증시는 휴장하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당국자들의 통화정책 관련 발언도 일단락되며 당분간 인하 기대 유지에 따른 위험선호 분위기가 연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훈풍은 채권 금리 하향 안정으로, 중국발 훈풍이 원화 강세 압력 확대로 이어질 경우 코스피 외국인 현선물 순매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상승 흐름에서 코스피가 2800선을 넘어 2800선 중후반까지 상승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판단한다”며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 BPS(주당순자산)가 상승하고 있는 만큼 지수 상승 여력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코스피 지수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만한 재료가 부족한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특히 일부 종목의 상승이 지수를 끌어올리면서 장기적인 밸류업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휴장으로 재료가 부재한 가운데 반도체 투자심리 회복은 이어지겠으나, 전고점 돌파에 따른 부담으로 차익실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피가 상승했음에도 상승 종목 비율이 절반이 되지 않았던 날이 7거래일인데, 이는 6월에만 3번이나 확인되고 있다”며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제한적인 회복이 확인된다는 점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증시 이익이 결국 반도체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라며 “이익 지표도 마찬가지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은정 기자 viayo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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