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소속팀 선수에게 인종차별을 당해 국내외로 논란인 가운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항의에 나섰다.
17일 서 교수는 “이번 일은 손흥민 뿐만 아니라 아시아인 전체를 모독하는 발언”이라며 EPL 사무국과 토트넘 포함 EPL 전 구단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토트넘 구단은 벤탄쿠르에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만 한다. 이를 계기로 EPL 모든 구단에서 다시는 인종차별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어야 할 것”이라며 “전 세계 축구 팬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명확한 후속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 어서 빨리 현명한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EPL 사무국 및 토트넘 등에서 신속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FIFA에도 고발할 예정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4일 토트넘 소속선수 벤탄쿠르가 우루과이 방송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해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을 내뱉은 것이었다.
당시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줄 수 있나”는 진행자의 질문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른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다”고 실언했다.
이는 손흥민을 포함한 아시아인의 얼굴이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발언이다. 주로 유럽 및 남미 지역에서 동양인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을 방송 매체에서 언급한 것이다. 이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내외로 퍼지며 크게 논란이 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에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내가 한 말은 확실히 나쁜 농담이었다”며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다. 사랑한다”고 해명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벤탄쿠르가 SNS에 유포된 영상으로 엄청난 비판을 받자 손흥민에게 사과 메시지를 올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재 벤탄쿠르의 사과문은 찾아볼 수 없다. 하루 뒤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려 지금은 잘못한 행동에 책임지는 모습을 엿볼 수 없다.
국내는 물론 영국까지 떠들썩한데 토트넘이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이에 축구팬들 또한 의아함을 내비치며 비난하고 있다.
평소 토트넘은 인종차별 반대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 2021년 손흥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을 때 “우리 선수 중 한 명이 혐오스러운 인종차별을 겪었다. 구단은 EPL과 함께 조사를 거쳐 가장 효과적인 조처를 할 것이다. 손흥민을 지지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팀 내 발생한 일이라 그런지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주형연 기자 jh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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