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원이 ‘슈링크플레이션’ 상품 33개를 적발했다.

 

 고물가 시대가 계속되면서 ‘슈링크(Shrink·줄어들다)’와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상승)’의 합성어인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다. 가격 인상 대신 용량을 줄여 소비자를 속이는 방법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12월 주요 유통업체 8개사(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와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분기별로 유통 중인 상품정보를 제출받아 분석하고 있다.

 

◆조용히 용량 줄여... 대형사도 ‘꼼수’

 13일 소비자원에 따르면 1분기 자율협약 유통업체 제출 정보(가공식품 및 생활용품),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종합 포털사이트 참가격(158개 품목 540개 상품)과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 신고 상품(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등 상시 모니터링을 시행한 결과, 지난해 이후 용량이 감소해 단위가격이 인상된 상품은 33개였다.

 

 상품 용량 등 감소(변동 비율 5% 초과), 단위가격 인상과 소비자 고지 여부 등을 대상으로 했다. 상품의 용량이 변경된 시기는 2023년이 16개(48.5%), 2024년이 17개(51.5%)였다. 국내외 구분으로는 국내 제조 상품이 15개(45.5%), 해외 수입 상품이 18개(54.5%), 품목별로는 가공식품이 32개(97%), 생활용품(세제) 1개(3%)로 나타났다. 내용물의 용량은 최소 5.3%에서 최대 27.3%까지 감소했다.

 

 음료류에선 아모레퍼시픽 오설록의 ‘오설록 제주 얼그레이 티백’ 용량이 25%나 줄었다. 즉석식품류는 CJ제일제당과 푸드웨어의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 오뚜기의 ‘오뚜기 컵스프’가 각각 8.3%, 16.7%의 용량을 줄였다. 식육가공품류에는 SPC삼립의 ‘삼립 그릭슈바인 육즙가득 로테부어스트’가 18.2%, 사조대림의 ‘사조대림 안심 치킨너겟’이 22.2%, 하림의 ‘하림 두 마리 옛날통닭’이 5.3%의 용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8월부터 과태료 부과

 한국소비자원은 용량 변경 상품의 정보를 참가격 웹사이트를 통해 공표하고 해당 상품의 제조업체 및 수입판매업체에는 자사 홈페이지 또는 쇼핑몰 등에 정보를 제공하도록 권고했다. 자율협약 유통업체가 제출한 정보를 통해 확인된 상품의 경우, 해당 업체의 매장에 용량 변경 내용을 게시해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볼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용량 감소 상품에 대한 정보 수집과 조사를 연중 실시하고 모니터링 결과 확인된 상품정보를 분기별로 제공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상품 구매 과정에서 용량 등이 변경된 상품을 발견한 경우에는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의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에 직접 해당 내용을 접수할 수 있다.

 

 오는 8월3일부터는 국민 실생활에 밀접한 품목들을 제조하는 사업자(주문자 상표 부착 또는 제조업자 개발 생산 상품에 대해서는 그 주문자)가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용량 등을 축소하는 경우에는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에 따라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1차 위반시 500만원, 2차 위반시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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