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화가' 이중섭이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화가 처음 공개됐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은 이중섭의 편지화를 비롯해 국내 유명 작가 15명의 작품 40여 점을 소개하는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전시회를 13일 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중섭이 1954년 10월 일본에 있던 큰아들 태현에게 보낸 편지 1장과 삽화 편지 2장 등 모두 3장이 공개됐다.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 여사의 집을 가족들이 정리하던 중 발견한 여러 통의 편지 중 일부다. 한국 전쟁으로 인해 가족과 헤어져야 했던 화가 이중섭은 일본에 있는 가족을 그리워하며 생전 100여 통의 편지를 보냈다. 이중섭은 글과 더불어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그림으로 담았고, 그의 편지는 ‘편지화’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편지글에는 “아빠는 건강하게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면서 “엄마에게 빨리 너희 사진을 아빠에게 보내달라고 말해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이 일본어로 담겼다. 삽화 편지에는 이중섭이 친구에게 선물 받은 양피 점퍼를 입고 있는 모습과 떨어져 사는 가족들까지 함께 그려,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편지 봉투에 적힌 날짜로 1954년 10월 28일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섭이 아내에게 결혼 전 보냈던 엽서화도 함께 전시됐다. 마사코를 향한 사랑을 담은 ‘사랑의 열매를 그대에게’ 등 엽서화 6점이 함께 걸렸다.  

 

이번 전시에는 서울미술관의 다른 미공개 소장품들도 볼 수 있다. 김환기의 ‘십만 개의 점’과 정상화의 ‘무제’ 연작, 이우환의 ‘바람’, 서세옥의 ‘사람들’, 김창열의 ‘회귀’ 등 200호 이상 대작들이 한 공간에서 전시됐다. 신사임당의 초충도 10점을 비롯해 이응노·천경자·장욱진·김기창 등의 작품을 작가들이 쓴 글과 함께 소개한다. 전시는 12월29일까지.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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