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아일릿 소속사 빌리프랩이 자신들에게 표절 의혹을 제기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악성 댓글을 쓴 누리꾼 수백명을 고소하는 등 표절 의혹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빌리프랩은 “그동안 표절의 멍에를 짊어지고 숨죽여 온 아티스트와 빌리프랩 구성원의 피해에 대한 민사소송을 금일 추가로 제기해 민 대표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10일 입장문을 냈다. 이번 소송건의 경우 법원이 민 대표의 하이브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과는 별개라고 설명한 빌리프랩은 “마치 표절 사안에 대한 판결에서 민희진 대표 측이 승소한 것인 양 왜곡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빌리프랩은 민 대표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무고한 신인그룹을 희생양 삼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민 대표가 하이브를 압박하기 위해, 하이브 레이블 신인그룹을 아류나 짝퉁으로 폄훼했다고 했다. 또한 전체 콘텐츠의 앞뒤 맥락을 빼고 비슷한 장면만 모아 편집한 사진과 영상을 기반으로 빌리프랩 아티스트에 대한 폄훼와 공격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민 대표가 2차 기자회견 중 아일릿을 더 이상 언급하지 말 것을 요구한 점도 문제 삼았다. 빌리프랩은 “민 대표는 표면상으로 화해의 제스처를 보였지만 폭력과도 같은 심각한 악플에 시달리는 아티스트를 포함해 무고한 피해자들에게 단 한마디 사과와 반성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빌리프랩이 이날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표절 주장에 대한 빌리프랩의 입장’이라는 27분 분량의 영상에서는 김태호 빌리프랩 대표 등이 출연해 민 대표 주장을 반박했다. 민희진 대표가 표절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지만 빌리프랩 측은 여러 차례 해명했다며 메일을 공개했다. 

 

김 대표는 “특정한 콘셉트에서 성공한 선배 뒤에 데뷔하는 팀들이 가져야 하는 숙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뉴진스를 만들었던 민 대표 입장에서는 본인이 했던 것과 유사성을 찾아내고, 베낀 거라고 주장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전혀 그런 바가 없다”고 표절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짭’을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돈을 쓰는 투자자는 제정신은 아닐 것”이라며 “뉴진스를 의식한 데뷔 계획이었다고 생각하는 건 정말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빌리프랩은 지난해 만들었던 ‘브랜드 전략 걸그룹 기획안’ 일부도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는 ‘우리들만의 포지셔닝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NOT 뉴진스, NOT 블랙핑크, NOT 아이브’ 등의 문구가 적혔다. 

 

 

안무나 콘셉트 사진이 비슷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다른 여러 가수의 예를 들며 반박했다. 뉴진스와 아이브·엔믹스·오마이걸·르세라핌·블랙핑크·엔하이픈·방탄소년단 등을 영상과 사진으로 비교했다. 멕시코 진스, 스피드 등과도 뉴진스를 비교하며 김 대표는 “민 대표가 진스나 스피드를 따라했다고 보지 않는다. 설사 참조했다고 하더라도 민 대표의 크리에이티브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도어와 뉴진스를 사유화하는 과정에서 카피 논란을 이용했던 것이 모든 창작자들에게 굉장히 큰 고통을 줄 거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빌리프랩의 해명 영상은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사실관계마저도 오류가 있었다. 뉴진스의 ‘디토(Ditto)’ 안무와 이보다 먼저 발매됐다며 엔믹스 ‘러브 미 라이크 디스(Love Me Like This)’ 안무와의 유사성을 주장했지만 실은 디토가 먼저 발매된 것. 무엇보다 집안싸움에 타 기획사 아이돌을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불쾌감을 드러내는 팬들도 있었다. 뉴진스와 아일릿의 유사성은 민 대표가 아니라 대중으로부터 시작됐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해명은커녕 사태를 악화일로로 치닫게하는 내용이다. 안 하느니만 못한 발표”라고 했고, 김도헌 평론가도 “빌리프랩 영상 정말 최악”이라는 평을 남겼다.

 

이날 빌리프랩은 아일릿에 대한 악성 게시물 작성자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진행했다면서 누리꾼 수백명을 고소했다고도 밝혔다.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해 현재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빌리프랩은 “시일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선처와 합의는 없다”고 강조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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