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언론사 월스트리트저널이 다루면서 집중조명된 ‘수면이혼’ 현상은 부부가 잠만 다른 공간에서 자는 것을 일컫는다. 수면이혼 커플이 얼마나 많을까 싶지만, 응답자의 셋 중 한명이 수면이혼 상태라고 답할 정도로 흔한 현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면이혼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각방’이라고 부르며 부부사이에 흔한 현상이 돼버렸다. 나이가 들수록 각방을 쓰는 부부가 증가하는 이유는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과 같은 수면질환 때문이다. 한쪽이 코를 심하게 골아 다른 한쪽이 잠을 잘수 없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수면이혼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수면이혼 현상은 이대로 정말 괜찮은 것일까. 투르키예 마르딘 아르투클루대학교 네슬리한 사리(Neslihan Sarı) 연구팀은 코골이와 같은 수면질환을 단순 잠버릇으로 여기면서 치료가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면질환 중 하나인 수면호흡장애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코골이다. 문제는 코골이가 종종 수면질환으로 인식되지 않거나,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호전됐다가 악화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방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코골이의 여러 가지 원인으로는 △코막힘 △피곤함 △수면 자세 등이 있다.
코골이를 치료해야되는 이유는 코골이가 폐쇄성수면무호흡증으로 발전될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증을 수면중 코를 골다가 최소 10초 이상 호흡을 멈추는 증상으로 정의했다.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증은 호흡에 관여하는 근육활동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도가 부분적 또는 완전히 차단돼 공기 흐름이 중단되는 증상”이라며 “이러한 증상은 수면에 장기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수면무호흡증 증상으로 인한 간헐적 호흡 멈춤은 수면중 환자의 각성을 유발하면서 수면을 방해한다”며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반드시 진단 및 치료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홍범 코슬립수면클리닉 원장에 따르면, 코골이가 발전된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할 경우, 뇌혈관 및 심혈관계 질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질수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신 원장은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을 수면질환으로 여기지 않고 수면이혼을 선택하는 부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수면이혼보다는 배우자의 수면질환을 파악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이어 “수면질환은 잠의 질이 떨어져 피로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낮시간 졸린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며 “수면무호흡증의 경우 지속적으로 인체에 산소부족 현상을 불러오면서 뇌·심혈관계 질환 외에도 치매나 사망 위험률을 높일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홍범 원장에 따르면 수면질환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그 원인을 파악하고 알맞은 치료를 진행할수 있다. 그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비수술법 치료인 양압기가 권고된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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