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의 준우승 사슬 끊어라… 흥국생명 ‘김연경 파트너’ 찾아 삼만리

흥국생명 김연경이 경기 도중 숨을 고르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환상의 짝꿍’ 프로젝트, 성공할 수 있을까.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은 한국 여자배구의 아이콘인 김연경을 품고 있는 팀이다. 김연경은 2005~2006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핑크 유니폼을 입어, 데뷔 시즌부터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 ‘신인왕-정규리그 MVP-파이널 MVP’ 동시 석권이라는 업적과 함께 최고의 스타가 됐다. 3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2번의 통합 우승을 함께하며 흥국생명의 명문 구단 도약을 이끌었다.

 

해외 리그를 거치며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다.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소속이던 2011~2012시즌에는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우승 및 파이널 MVP를 차지하는 등 월드클래스로 발돋움했다. 그 끝에 흥국생명 복귀가 있었다. 친정팀과 국내 팬들 앞에서 우승 영광을 재현하며 멋진 현역 마침표를 준비하기 위함이었다.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다. 잠시 유턴했던 2020~2021시즌에는 챔프전에서 GS칼텍스에 3연패했다. 다시 돌아온 2022~2023시즌은 정규시즌 1위로 챔프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만나 역대 최초 리버스 스윕패의 희생양이 됐다. 끝이 아니었다. 직전 2023~2024시즌은 치열했던 정규시즌 1위 고지전에서 무릎 꿇은 현대건설에 챔프전 3연패 굴욕까지 당했다.

 

 

중요 순간마다 분전하는 김연경을 도울 조력자가 없었다. 2020~2021시즌은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스포츠계를 뒤흔든 학폭 논란으로 이탈하면서 팀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2022~2023시즌은 주전 세터 이원정이 손목, 햄스트링 부상에 허덕이며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많은 짐을 짊어진 김연경의 손끝도 덩달아 무뎌졌다.

 

직전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성공적인 동행을 이어오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가 정규시즌 부진 및 태도 논란으로 팀을 떠나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됐다. 대체 외인으로 택한 윌로우 존슨도 김연경의 부담을 끝내 덜지 못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영입한 김연경의 절친, 김수지도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페퍼저축은행 시절의 이고은이 토스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1988년생의 김연경은 갈수록 나이가 들어가는 상황. 매 시즌 ‘윈나우’를 천명해야 하는 흥국생명은 그의 파트너를 찾기 위해 과감하게 움직였다. 무대는 트레이드 시장이었다.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세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자원 이원정에 차기 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얹어 페퍼저축은행에 있던 베테랑 이고은을 챙겼다. 빠른 세트플레이와 민첩한 수비가 장점인 이고은은 빠른 적응 및 분위기 쇄신이라는 중책을 짊어졌다.

 

은퇴한 리베로 김해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책도 꺼냈다. 신인왕 출신 미들블로커 김채연을 IBK기업은행에 내주고 신연경을 품었다. 신연경은 2014∼2015시즌 김사니의 FA 보상선수로 흥국생명에 영입돼 2018∼2019시즌 통합우승을 함께했던 익숙한 얼굴로, 리시브와 디그 모두 뛰어난 레벨을 보여주는 리베로다.

 

여러모로 큰 출혈을 감수했다.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질 만큼 ‘김연경과 함께 하는’ 우승이 간절한 흥국생명이다.

 

흥국생명 시절의 신연경이 리시브를 받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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