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민희진 어도어 대표 “하이브와 타협점 마련됐으면 좋겠다” 화해의 제스처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임 위기에서 벗어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와 타협 의사를 전했다.

 

민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와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5일 첫 기자회견 이후 36일 만이다. 

 

이날 민 대표는 먼저 “두 번째로 인사 드리게 됐다. 승소를 하고 가벼운 마음”이라며 “한동안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는데, 생면부지의 사람인 저를 DM으로, 커뮤니티에서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 감사드린다. 객관적으로 봐주시려고 노력해주신 분들 덕분에 힘이 되기도 했다. 그분들 덕분에 이상한 선택을 안 할 수 있었다. 버니즈(뉴진스 팬덤)도 계셨다. 마음속으로 다짐한 게 있다. 잘 정리가 되면 이분들께 꼭 보은하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감정적으로 어필하려는 건 절대 아니다. 지난번 기자회견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고, 급작스럽게 진행됐다. 오늘은 좋은 일이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반 분들이 어려워하실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 아직 해결할 일이 많기에,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드리려고 한다”고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연 이유를 밝혔다.

 

민 대표는 “개인적으로 누명을 벗었기 때문에 홀가분하다. 큰 짐을 내려놨다는 생각도 들고, 직위나 돈에 대한 욕심이 없다는 건 여전히 분명하다. 좀 더 자유로운 선택도 할 수 있지만, 제가 원하는 것은 뉴진스라는 팀으로 이뤄보고 싶은 비전이 너무 크다. 돈과 바꾸라면 바꿀 수 있다. 이미 멤버들과 공유했고, 청사진도 그려놨다. 그 비전이 꺾인다는 게 굉장한 비극이고, 주주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뉴진스는 일본 도쿄돔, 월드투어를 앞두고 있다. 트랙리스트 확보를 위해 연말 음반도 준비하고 있었다. 한달간의 분쟁으로 혼란에 빠졌다. 이런 기회가 가치를 날려야 하나, K팝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지 않냐”고 덧붙였다.

 

하이브와의 원만한 해결을 바라기도 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와 타협점이 잘 마련됐으면 좋겠다. 싸우면서도 누굴 위한 분쟁인지도 잘 모르겠다. 이제는 누구를 비난하고 힐난하는 게 지겹지 않나. 대의적으로 어떤 게 실익인지, 모두에게 좋은 일인지, 사업적인 비전을 위해 다시 한 번 판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정적인 부분은 내려놓고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인간적인 도리라고도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는 이날 오전 임시주총에서 민 대표 측 사내이사인 신모 부대표와 김모 이사를 해임하고, 자사 내부 임원인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새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다만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김상훈)는 전날 30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하이브가 주장하는 (민 대표) 해임사유나 사임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며 인용을 결정했다. 따라서 하이브는 31일 임시주총회에서 민 대표 해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민 대표는 당분간 어도어 대표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현정민 기자 mine0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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