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오의 볼륨미학] 굵은 내 종아리, 속은 이렇다고?

“선생님, 제 종아리는 대체 뭐 때문에 굵은 걸까요.”

 

자신의 종아리가 ‘단단해도 보통 단단한 게 아니다’라며 진료실을 찾는 사람이 적지않다. 심지어 ‘남자친구 종아리보다 제 다리가 더 굵은 데다가 훨씬 단단하게 느껴진다’며 고민을 토로하기도 한다.

 

실제로 여성 중에는 종아리가 발달해 굵고, 짧은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중심을 잡기 쉽고 하중을 견디는 데에는 유리하다. 다만 미학적으로 봤을 때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짧고 굵은 종아리는 겉으로 보기에 다소 다부진 듯한 이미지를 준다.

 

이뿐 아니라 과도하게 발달한 종아리 근육은 다리의 피로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종아리 근육이 클수록 종아리 근육의 사용도 늘어난다는 의미다. 그만큼 피로도 초래된다. 틈틈이 스트레칭 등으로 다리의 피로를 해소해주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이를 통해 약간의 각선미 정돈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인들은 운동 부족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종아리 사이즈를 크게 만들고 다리를 무겁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 자세로 오래 있거나 활동이 부족한 경우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근육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소가 공급되지 않아 다리가 쉽게 붓고 쥐가 나기도 한다. 특히 오랜 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는 경우 이를 조심해야 한다.

 

쥐가 자주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스트레칭, 균형 잡힌 식사, 적절한 수분 섭취, 적절한 휴식과 회복이 기본이다. 이런 습관들이 축적되다보면 어느새 종아리가 평소보다 매끈해져있다.

 

만약 이러한 조치를 취해도 계속해서 다리가 붓고 저리고, 사이즈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의사와 상담해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보는 게 권고된다.

 

우선 종아리가 어떤 유형으로 굵어졌는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종아리는 대체로 ‘근육’ 문제로 커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황에 따라 지방이 혼재된 경우가 있지만 드문 편이다.

생활습관만으로는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종아리 근육이 발달한 경우, 시술적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근육형 다리로 진단받은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주사, 속칭 ‘종아리 보톡스’다. 이는 근육에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주사해 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종아리에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보톡스 주사는 근육 부피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지만, 반복 시술이 필요하다는 점이 문제다. 보톡스 효과가 떨어질 즈음인 3~6개월에 한 번씩 주사를 맞아야 한다. 시간이 부족하거나 종아리 근육이 과도하게 발달해 보톡스 내성이 우려되는 경우라면, 신경차단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신경차단술은 한 번의 시술로 종아리 근육을 반영구적으로 축소하는 원리다.

 

신경차단술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와 마찬가지로 근육으로 가는 신경에 영향을 미치는 치료이지만, 반영구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종아리 근육으로 이어지는 신경만을 타깃해 차단함으로써, 불거진 종아리 근육을 부드러운 라인으로 바꿀 수 있다. 신경스캐너로 면밀히 타깃을 설정한 뒤, 신경주행선을 정밀하게 추적해 문제 신경만 정확히 차단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신경외과에서 통증을 치료하는 데에도 활용되는 안전한 시술법이다. 보툴리눔 톡신을 주사하지 않아도 되므로 보톡스 내성 문제에서 자유롭다.

 

하지만 아무리 안전한 시술이라도 집도하는 성형외과 전문의의 실력과 임상경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자신의 상태를 면밀히 파악한 뒤 치료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의료진을 만나야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혈류 초음파를 활용해 정확한 신경 경로 및 근육 상태를 파악한 뒤 치료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종아리뿐 아니라 교근, 승모근 신경차단술 시에도 활용된다.

 

글= 한승오 볼륨성형외과 원장, 정리= 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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