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의 몰락은 계속된다...수원 삼성, K리그2에서도 고전→염기훈 감독 자진사퇴

수원 삼성 선수들이 패배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위기는 계속된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은 하나은행 K리그2 2024에서 5연패의 늪에 빠지며 6승 1무 7패(승점 19)를 기록, 중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창단 첫 강등을 당한 이후 K리그2에서도 기나긴 부진의 늪에 빠졌다.

 

◆명가의 몰락은 계속

 

부진은 이어진다. 1995년 창단한 수원은 후발 주자로 K리그 무대에 뛰어들었다. 모기업의 확실한 지원 속에 빠르게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했다. 1부리그에서 4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FA컵(코리아컵 전신) 5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은 두 차례나 올랐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구단으로 거듭났다.

 

2014년 모기업이 제일기획으로 바뀐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9년 FA컵 우승을 차지했지만 리그에서는 하위권을 전전했다. 2022년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간신히 살아남았고 지난해에는 시즌 내내 최하위를 쉽게 벗어나지 못하다 다이렉트 강등됐다. 창단 첫 강등으로 충격을 떠안았다.

 

잦은 사령탑 교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박건하 감독, 이병근 감독 등 구단 레전드 출신 사령탑이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지난해에는 이 감독을 시작으로 최성용 감독대행, 김병수 감독, 염기훈 감독대행까지 거쳤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시즌 내내 수습하지 못하며 아픔을 겪었다.

 

올해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최근 K리그2 승격 경쟁은 치열하게 진행된다. K리그1 팀들도 한 번 내려가면 쉽게 올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전은 2015년 강등된 후 지난해 8년 만에 승격하기도 했다. 전남 드래곤즈(2018년 강등), 경남FC(2019년 강등)도 강등 후 어려움을 겪었다. 2021년 강등된 광주FC가 이듬해 K리그2 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곧바로 올라와야 했다.

 

하지만 수원은 5월 들어 충격적인 부진에 빠졌다. 4월 한 달 동안 5경기 4승 1무로 순항했으나 5월 5경기에서 전패하며 상위권과 격차가 벌어졌다.

수원 삼성 염기훈 감독이 박수 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레전드의 초라한 마무리

 

염 감독의 경험 부족도 발목을 잡았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한 염 감독은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울산 HD 전신)를 거쳐 2010년부터 수원 삼성에 몸담았다. 현역 시절 수원에 총 3번(2010·2016·2019)의 FA컵(코리아컵 전신) 우승을 안겼다. K리그 통산 445경기 77골 110도움을 기록했다. 110개의 어시스트는 K리그 통산 도움 1위다.

 

수원은 지난해 K리그1에서 최하위에 머물며 강등 위기에 빠졌다. 그러자 염 감독은 소방수로 깜짝 등판했다. 코치 경력이 전무한 상태였으나 “내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외치며 지휘봉을 잡았다. 결과는 아쉬웠다. 다이렉트 강등이 결정된 지난해 최종전에서 침묵하며 창단 첫 강등의 굴욕을 맛봤다.

 

강등을 막지 못했으나 수원은 한 번 더 기회를 줬다. 염 감독은 지난 1월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여론은 좋지 않았다. 승격 도전으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진 K리그2 경쟁을 이겨내기엔 부족하다는 평가였다. 4월 무패 행진으로 이달의 감독상을 받는 등 순항을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부진에 빠졌을 때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며 무너졌다.

 

염 감독은 25일 서울 이랜드와의 경기를 패배하고 나서 박경훈 수원 단장을 직접 찾아가 사퇴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팬들은 2경기 연속 경기 후 선수단 버스 앞에서 항의하며 불만을 표시했고 끝내 지휘봉을 내려놨다. 14경기 만에 염기훈 수원 감독이 물러나며 또다시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진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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