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관절 부분치환술, 정교한 로봇기술로 만족도↑"

김태균 부산힘찬병원장

"한국인 'O다리' 관절염 잦아
부분치환술, 손상 부위만 교체
본인 조직 최대한 보존이 장점
인공관절 수명 20년 이상 거뜬
젊은 나이여도 수술치료 가능"

“동양인은 아무래도 내측 무릎 연골 손상이 많은 편인데요. 연골 전반이 아닌 일부가 손상된 상황이라면 연골 전체가 아닌 ‘부분치환술’을 고려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로봇기술이 더해지면 수술 정확도를 한층 높일 수 있습니다.”

유전, 좌식 생활 등으로 한국인은 나이가 들수록 다리가 ‘O자형’으로 휘는 경우가 많다. 관절염으로 무릎 연골 내측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엄청난 통증이 엄습하며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관절염으로 연골이 부분적으로 손상된 경우 ‘부분치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최근 정형외과에서는 까다로운 치료로 여겨지는 부분치환술에 로봇기술을 접목, 치료 정확도를 한층 높이는 분위기다. 목동힘찬병원은 2021년 9월 선도적으로 로봇 부분치환술을 도입했다. 부산 힘찬병원도 지난해 8월 마코 로봇을 도입, 부산 지역에서 이를 선도해나가는 중이다. 23일, 김태균(사진) 부산힘찬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을 만나 마코 로봇을 활용한 무릎관절염 부분치환술에 대해 자세히 들었다.

-무릎 관절염은 노화의 일종으로 여겨진다. 다만 내측 연골 손상은 한국인 등 동양인에서 흔하다고 하는데.

“양반다리, 쪼그려 앉는 습관 등 좌식생활뿐 아니라 아시아인에서의 유전이 내측 연골 손상으로 많이 드러난다. 쉽게 말해 ‘오다리’ 형태로 나타나는 관절염을 생각하며 된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 노인에서 이런 형태가 많이 보인다. 반대로 서양인들은 ‘X자 형태’의 바깥 관절의 손상되는 관절염 형태가 많다.

물론 동양인에서 외측 연골 손상이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한쪽 다리는 내측 관절이, 다른 쪽은 외측 관절이 손상된 사례도 있었다. 일률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고 생활습관 등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치료에 앞서 면밀한 진단이 중요한 이유다.”

-내측 연골 손상이 심한 경우 어떤 치료법을 고려해볼 수 있나.

“내측 연골이 부분적으로 손상된 무릎관절염 환자에게는 보통 ‘교정절골술’과 ‘부분치환술’을 활용한다. MRI 영상을 토대로 연골과 인대 상태를 확인하고 연령, 환자의 생활방식, 다리의 휘어진 각도, 수술 후 일상복귀의 요구도에 따라 수술법을 결정한다. 두 치료 모두 좌식생활로 인해 내측 연골이 집중적으로 닳아 있는 경우가 많은 한국인에게 유용한 치료법이다.”

-교정절골술, 부분치환술은 각각 어떤 치료인가.

“교정절골술은 무릎 관절 아래에 위치한 종아리뼈 안쪽 사이의 간격을 벌려서 그 사이에 인공뼈를 넣고 금속판으로 고정, 다리 축을 일직선으로 반듯하게 교정해주는 치료다. 안쪽 관절에 실리는 부담을 바깥쪽으로 분산시켜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염의 진행을 늦춰주는 데 목적이 있다. 말 그대로 체중이 한쪽으로 쏠리던 것을 축을 이동시켜 분산시켜주는 것이다.

본인의 관절을 보존하기 때문에 관절 운동성을 원래대로 유지하고 일상생활은 물론 운동도 가능하다. 다만 뼈를 일부 절개해 휘어진 다리의 축만 바꾸는 수술이라 수술 후에도 통증이 남을 수 있다. 수술 후 한달 반 정도는 보조기 착용 및 목발 보행을 해야 한다.

부분치환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손상된 부위만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치료다. 건강한 무릎뼈와 인대·힘줄 등 본인의 조직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고, 무릎을 구부리고 펴는 움직임도 훨씬 자연스럽다. 추후 나이가 들어 전치환술을 하더라도 큰 무리가 없다.

통증 부위를 깎아내고 인공관절로 바꿔주기 때문에 축만 교정하는 교정절골술보다 통증 완화 효과가 크고, 수술 후 보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활을 바로 시작할 수 있다.”

김태균 부산힘찬병원장이 로봇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있다. 힘찬병원 제공

-어떤 상황에서 고려해볼 수 있나.

“제 경우 두 가지를 모두 수행한다. 내측에 국한된 관절염이 심하고 남은 연골이 거의 없다면 부분치환술을 고려해볼 수 있겠다. 무릎 연골 내측만 손상되어야 하며, 십자인대의 기능이 정상이고 외측 부위에 통증이 없는 경우, O자형 다리 변형이 10도 이내인 경우가 대상자다.

다만 연골이 완전히 닳지는 않고 오다리 변형이 꽤 있지만 50대로 젊고, 내측 관절염이 중간 정도로 진행된 상황이라면 교정절골술도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영상 검사, 환자의 라이프스타일, 의사 등을 모두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부분 치환술의 개념은 다소 생소하다. 보통 무릎 관절을 모두 교체하는 ‘전치환술’을 생각하지 않나.

“아무래도 그렇다. 부분치환술이 장점이 많음에도 현재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시행되지 않는다. 절개 부위가 작아 시야 확보가 어려워 인공관절의 삽입 위치, 각도 등을 확인하기 어렵고, 인대균형을 맞추기 힘들어 고도의 수술 테크닉과 많은 경험을 요하는 치료이기 때문이다.

실제 인공관절 삽입의 정확도가 낮으면 라이너 탈구나 해리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환자 만족도가 떨어지는 점이 존재한다. 다만 최근에는 로봇시스템을 통해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 로봇을 활용하면 육안이 아닌 컴퓨터 프로그램이 계산한 수치를 보면서 인공관절을 보다 정확하게 삽입하고 인대균형을 맞출 수 있다. 수술 정확도가 높아지면 수술 후 만족도가 올라간다. 정상적인 관절을 최대한 살렸기 때문에 구부리고 펴는 운동기능이 훨씬 자연스럽다. 정상적인 무릎 기능이 회복되면 꾸준한 운동을 통해 남아있는 연골의 손상을 최대한 늦추고, 인공관절의 수명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힘찬병원에서는 스트라이커 사의 마코 로봇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무릎 인공관절수술의 경우 통증개선뿐 안이라 노화·관절염 등으로 휘어진 다리를 다시 곧게 되돌리려는 목적도 있다. 이때 인공관절의 사이즈뿐 아니라 뼈를 깎는 각도가 무척 중요하다.

마코는 뼈의 모양에 맞추어 최적의 위치로 임플란트를 삽입할 수 있게 의사의 똑똑한 서포터 역할을 한다. 마코는 치밀한 가상계획을 통해 수술 중 생길 수 있는 실수를 막아 오차를 줄인다. 철저히 계산하고 계산된만큼 뼈를 절삭한다. 갑작스런 변수가 생기더라도 실시간 ‘햅틱기술’이 적용돼 안전하다. 이는 절삭부위를 벗어나면 로봇이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이다. 또 수술이 계획한 대로 정확하게 시행될 경우 출혈량을 줄여 합병증, 부작용도 자연히 최소화된다.”

-100세 시대인 요즘, 인공관절 수명이 20년으로 여겨지다보니 ‘재수술’도 당연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병원장님의 의견은.

“현재 의사들이 이야기하는 인공관절 수명의 데이터는 지금으로부터 30~40년 전에 연구했던 것을 바탕으로 산출된 것이다. 그러니까 기술과 재료공학이 발달한 현 시점 수술받는 환자들은 그보다는 오래 쓸 것이라고 확신한다. 개인적으로도 환자분들에게 ‘20년 이상은 거뜬하시다’, ‘정교한 로봇 시스템으로 수술했기 때문이 잘 관리하시면 평생 쓸 수도 있다’고도 말씀드린다.

미래를 걱정해서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데도 약물이나 주사로 버티며 치료를 미루는 분들이 계시다. 60대 초반, 아주 드물지만 50대에도 이런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분들은 100세 시대를 산다고 생각했을 때 통상적으로 70대 초반에 수술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계시기 떄문이다.

물론 과거에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더라도 50~60대라면 인공관절 수명 등을 생각해 우선 교정절골술 등으로 조치한 뒤 10~15년 인공관절 수술을 하자는 식으로 치료계획을 세우던 시절도 있었다. 아무래도 인공관절 재수술(재치환술)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뼈와 달리 디자인이 다르고, 인공관절 자체가 뼈를 다 물고 떨어지다보니 수술 과정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마코 등 로봇시스템이 도입된 만큼 정교한 치료가 가능해져 젊은 나이에도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본다. 젊어도 퇴행성 관절염 4기 이상이라면 수술을 받고 잘 관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관절 전반이 닳은 게 아니라면 전치환술이 아닌 부분치환술도 고려해볼 수 있다. 주치의와 충분히 상담이 우선이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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