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출전 얻은 ‘대기선수’ 이소미… LPGA 아메리카스오픈 1R 깜짝 선두

이소미가 LPGA 투어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예상 못한 행운을 잡고 뛰어올랐다.

 

이소미는 17일 미국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리버티 내셔널 골프클럽(파72·667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미즈호 아메리카스오픈(총상금 3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2개로 6언더파 66타를 몰아치며 단독 1위에 올랐다.

 

시작부터 산뜻했다. 10번 홀부터 출발한 그는 깔끔한 버디로 출발을 알렸다. 이어 이어 13~17번 홀에서 4개의 버디(보기 1개)를 쏟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전반에만 4타를 줄인 그는 후반에도 버디 3개, 보기 1개를 엮어 2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에 당당히 자리했다.

 

그의 뒤로는 앤드리아 리(미국), 사이고 마오(일본) 등 4명의 공동 2위(4언더파 68타)가 자리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5승에 빛나는 이소미는 지난해 12월 열린 LPGA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공동 2위에 올라 올해 LPGA 투어에 발을 들였다. 녹록지 않은 세계 무대였다. 투어 합류 후 치른 6개 대회에서 4번이나 컷 탈락을 겪었다. 이외에는 1월 드라이브온 챔피언십 공동 16위, 4월 LA 챔피언십 공동 13위 등을 기록한 게 전부였다.

 

KLPGA 투어에서 활약하던 이소미가 티샷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심지어 이번 대회는 출전 자격을 갖추지 못했던 대회다. 하지만 행운이 그를 찾아왔다. 대기 선수 2순위에 자리했던 그는 개막 직전 카롤리네 마손(독일)과 마야 스타르크(스웨덴)의 기권으로 인해 1순위 마오와 함께 기적 같은 기회를 얻고 대회에 임할 수 있었다. 극적인 출전을 발판 삼아 깜짝 단독 1위까지 오른 이소미다.

 

경기를 마치고 현지 인터뷰에 나선 이소미는 “대기 2번이라 경기를 못 할 거로 생각해 캐디도 집에 보내고 달리기를 하려 했다. 아버지가 그래도 가서 기다려보자고 했는데, 운이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그의 아버지 이도현 씨는 캐디의 빈자리를 대신해 딸의 백을 매고 임시 캐디로 대회를 함께 했다.

 

LPGA 투어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에 출전한 고진영이 티샷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한편 또다른 한국 골퍼 신지은은 이민지(호주), 셀린 부티에(프랑스), 패티 타바타나킷(태국) 등 10명과 함께 공동 6위(3언더파 69타)에 자리했다. 고진영과 이미향도 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 등과 함께 공동 17위(2언더파 70타)를 기록하며 이어질 라운드를 기대하게 했다.

 

앞서 열린 11번의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의 우승이 한 번도 나오지 않은 만큼, 기대는 크다. 2014년 이후 가장 긴 한국 선수들의 LPGA 투어 침묵이다. 당시에는 박인비가 시즌 14번째 대회인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면서 길었던 가뭄을 마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영광의 주인공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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