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목소리,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
올 시즌 KBO리그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자동투구 판정시스템(ABS)이다. 좀 더 공정하고 일관된 판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세계 최초로 도입(1군 기준)된 시스템이다 보니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피할 순 없었다. 현장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까닭이다.
대표적인 부분이 스트라이크존 설정이다. 선수들 사이에서 구장마다 존이 다른 것 같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KBO는 9개 구장을 대상으로 지난달 8일부터 30일까지 정확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투구 위치가 찍히는 폼 보드 실측 좌표와 ABS 추적 좌표를 정밀하게 비교했다.
그 결과 9개 구장의 평균 차이 값은 4.5㎜(좌우 4.5㎜, 상하 4.4㎜)인 것으로 나타났다. 좌우 편차가 가장 심한 곳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으로 57㎜이었다. 가장 적은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3㎜)보다 2.8㎜ 컸다. 상하 평차의 경우 서울 잠실구장이 가장 컸다. 6.7㎜ 차이를 보였다.
해석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KBO는 오차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그 값이 유의미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상하 좌우 평균 4.5㎜ 이내에서 일정하고 일관되게 판정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10개 구단 및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 결과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은 다르다. 평소 ABS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던 이승엽 두산 감독도 “평균 차이 값이 4.5㎜이면 다소 큰 편 아닌가”라면서 “현장과 긴밀히 소통하고 선수협과 이야기를 해서 조금이라도 오차 편차를 줄일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고 의견을 드러냈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이승엽 감독은 “공정성 측면에서 ABS를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운은 뗀 뒤 “하지만 KBO가 선수협회의 목소리를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 선수들이 헷갈린다면 (충분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야한다고 본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