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다.
프로축구 K리그1이 1라운드 로빈(모든 팀이 한 번씩 돌아가며 대결하는 방식)을 지났다. 지난 2년 동안 왕좌에 오른 울산 HD는 변함없이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치열한 순위 경쟁 속 울산은 변함없이 승리를 쌓아가는 중이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7승 2무 1패(승점 23)로 2위에 올라있다.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일정 때문에 다른 팀들보다 한 경기 덜 치른 상황 속에서도 상위권을 달린다. 순항을 이어간다.
◆위닝 멘탈리티
과거와 크게 달라진 점은 선수들의 자신감이다. 2021년까지 울산은 우승권에 근접했으나 목표 달성엔 실패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면서 2인자의 위치를 굳혔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 부임 이래 점점 이기는 방법을 알아갔다.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거쳐 2021년 부임한 홍 감독은 울산에 변화를 가져왔다. 부임 첫 시즌이었던 2021년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2022년 ‘현대가 라이벌’ 전북 현대를 제치고 1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동안 울산은 결정적인 순간 무너지는 모습이 나왔으나 이 우승을 기점으로 자신감을 찾았다.
홍 감독은 2023년을 울산의 해를 만들었다. 개막전부터 치고 나갔던 울산은 시즌 도중 위기가 찾아왔으나 끝내 또 한 번 정상을 밟았다. 창단 첫 K리그1 2연패를 달성하며 리딩 클럽으로서 자리매김했다. 울산은 지난해 8월 홍 감독과 3년 재계약을 맺으며 신뢰를 보였다.
그 어느 때보다 도전자들이 거세진 2024시즌에도 울산의 강한 모습은 이어진다. 시즌 초반 ACL을 병행하는 일정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울산은 지난달 6일 수원FC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5연승을 달리며 빠르게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번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지난 2년 동안 생긴 울산의 위닝 멘탈리티는 이번 시즌에도 울산을 상위권으로 이끌었다.
◆두꺼운 뎁스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우승권에 있는 울산은 베테랑들이 중심을 이룬다. 우승 도전을 위해 매 시즌 적극적인 투자로 좋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22세 이하(U-22) 자원들이 기회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강윤구와 최강민이 이번 시즌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강윤구는 2022년 K리그2 부산 아이파크에서 경험을 쌓고 돌아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U-22 자원으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울산의 유스(유소년) 출신인 최강민과 장시영도 팀에 성공적으로 녹아들었다. 매 경기 기회를 받아 기량을 맘껏 펼친다.
울산은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들도 출전 경쟁을 펼쳐야 할 정도로 탄탄한 선수층을 자랑한다. 홍 감독은 “좋은 경기력과 컨디션을 보이는 선수가 경기에 나선다”라는 확실한 원칙을 바탕으로 시즌을 꾸려간다.
뜻하지 않은 전력 누수도 문제없다. 이번 시즌 엄청난 활약으로 8경기에서 7골 5도움을 기록한 이동경이 입대하며 팀을 떠났다. 더불어 국가대표 풀백 설영우도 어깨 수술로 장기간 자리를 비우게 됐다.
그런데도 걱정은 없다. 두꺼운 선수층과 위닝 멘탈리티로 무장해 3연패를 향해 달린다. 홍 감독은 “계속 발전하는 과정이다. 챔피언이 되기 위해선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결과를 내는 것은 많이 성장했다는 의미”라면서 “지난 2년 동안 우승을 해봤지만 굉장히 힘들다. 시즌 종료까지 (선두 자리를) 이어가는 게 무척 어렵다. 초반에 2~3위를 하더라도 묵묵히 전진해 마지막엔 정상에 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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