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득이 되지는 않지만…매체와 시청자 사이 잇는 역할 열심히 하겠다.”
나영석 PD가 유재석·기안84·침착맨·탁재훈 등을 제치고 최고 예능인이 됐다. 7일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TV부문 예능상을 수상한 것.
나 PD는 TV 부문 남자 예능상 시상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전혀 예상을 하지 못한 듯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죄송하다. 수상 후보로 지목된 것만 해도 이상하지만 재밌어서 나왔다”며 “최근 연출을 불성실하게 했는데, 구독자와 함께 유튜브 콘텐츠를 만든 것 때문에 상을 주신 게 아닌가 싶다. 부족하지만 카메라와 연기자, 매체와 시청자 사이를 잇는 사람의 역할을 열심히 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상식이 끝난 후 나 PD는 예능인상 후보에 같이 오른 침착맨과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를 통해 수상 후일담을 전했다. 그는 라이브 방송에서 “백상 예능상, 이대로 괜찮은가”라며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침착맨 역시 “백상이 약간 홍대병이 있는 것 같다”고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예능인상 후보자가 공개됐을 당시엔 나 PD의 수상을 점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백상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나 PD를 선택했다.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큰 이변이라는 평가와 함께 누리꾼들도 “PD가 예능상을 받네”, “대중픽 오졌다” 등 반응을 보였다. 침착맨은 이를 두고 새로운 시도라는 의미의 ‘홍대병’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보인다.
얼굴이 잘 알려진 ‘스타 PD’인 나 PD는 그동안 예능 트렌드를 주도해왔다. ‘1박 2일’·‘꽃보다' 시리즈·‘윤식당’·‘신서유기’·‘서진이네’, ‘뿅뿅 지구오락실’·‘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등 다수의 히트작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TV에서 유튜브로 영역을 확대해 MZ세대까지 사로잡았다. 이번 수상은 이에 대한 방증이 아닐까.
나 PD는 8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예능인 또는 PD, 직업적 경계의 의미가 없어지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 같고, ‘그런 세상이 시작됐다’라는 걸 좀 상징적으로 보여주시려고 상을 주신 걸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어떡하지?’가 솔직한 심정이다. ‘큰일 났네’, 약간 이런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예능인 행보를 시작하냐는 질문에는 “지금처럼 카메라 옆에 있는 조력자 역할만 할 것 같다. 갑자기 방송에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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