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하나만 바라보는 가수가 있다. 데뷔한 지 15년이나 됐는데도 그 사랑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가수 배진아는 창원시 마산 출신으로 경상남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행사 퀸’으로 유명하다. 행사로 다져진 ‘지역구 스타에서 이제는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할 준비를 마쳤다.
그는 “가수를 하다 보니까, 욕심이라는 게 생기더라.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고, 더 멀리 가고 싶다. 지상파 방송에도 출연하고, 지금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최근 꿈의 무대 KBS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했고, ‘가요무대’도 녹화에 참여했다. 이어 채널A ‘행복한 아침’에선 유쾌한 입담과 시원한 가창력을 뽐내며 본격적으로 이름과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트로트에 대한 사랑 때문에 돌고 돌아 뒤늦게 가수를 시작했다. 어려서 방법을 잘 몰랐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배진아는 “고3 수능시험을 마치고 무작정 가수가 되고 싶어 서울로 상경했다. 오디션에서 ‘동백 아가씨’, ‘칠갑산’을 불렀는데 앉아 계시던 두 분이 ‘무슨 젊은 애가 트로트를 하냐’면서 ‘아이돌 하면 가수 시켜줄게’ 그러시더라. 그래서 ‘트로트는 왜 안돼요?’라고 물어보니 ‘돈이 안 된다’라고 하셔서 결국 꿈을 접었다”면서 “그때는 ‘전향해야지’ 이런 생각까지는 못했다. 그런데 사회생활하면서 TV에 나오는 가수 말고도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가수도 많더라. 그래서 2010년부터 시작해 2016년 ‘꽃띠 아가씨’라는 트로트 음반을 발표했다. 늦게 시작한 만큼 행사도 가리지 않고, 많으면 하루 스케줄이 6~7개 됐을 정도로 정말 열심히 했다”고 털어놨다.
어렸을 때부터 끼가 넘쳤다는 그는 “어른들 말씀이 제가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다더라. 동네 평상에 올라가 부르고, 용돈 받아서 맛있는 거 사 먹었다(웃음)”며 “학창시절 취미 특기 장래희망 적어낼 땐 ‘노래’, ‘가수’를 벗어나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다들 ‘트로트 가수’는 안 된다 하니 진짜 좌절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 배진아는 왜 트로트만 고집했을까. 그는 “그냥 트로트가 좋다. 태어날 때부터, 뼛속부터 ‘뽕삘’이 가득했다. 어렸을 때 트로트가 뭔지 알고 불러겠나. 타고난 거다(웃음)”라며 “꺾고 굴리는 게 너무 재밌고, 노래의 한(恨)과 희노애락(喜怒哀樂)이 다 있지 않나. 그래서 너무 좋다”며 “그중에서도 특히 옛날 노래들, ‘가요무대’에서 들을 수 있는 정통 트로트를 너무 좋아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좋아하는 트로트와 함께 ‘더 유명해지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행사 위주의 가수를 하다가 이제 인지도에서 조금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방송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며 “오디션 프로그램 이후 트로트 가수가 많이 늘어났다. 저는 제 방식대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행사 퀸’인만큼 그녀를 따르는 팬클럽도 있다. 아직 이름은 미정이지만, 그가 행사장에 뜰 때마다 플래카드와 풍선을 들고 현장을 찾아주시는 팬들이 너무 고맙다고. 그는 “저도 좀 놀랐다. 이렇게 열심히 하니까 이렇게 또 팬들도 생기나 보다. 너무 감동적”이라고 쑥스러워하면서도 “저를 항상 응원해 주시는 가족과 팬분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조금은 인기 있는 가수가 되는 게 보답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재차 의지를 다졌다.
배진아를 보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바로 배우 전인화다. 그는 “SNS에 셀카 사진을 올렸다가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 “팬 분들이 ‘트로트계 전인화’라고 별명을 붙여주셨다. 전인화·유동근 선생님께는 죄송하지만, 잠시 이름 좀 빌리겠다(웃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가수라면 많은 세월이 흘러도 계속 불리는 히트곡 하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빨리 더 유명해지고 싶습니다!”
현정민 기자 mine04@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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