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MZ에게도 한국의 고궁이 통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지난해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의 외국인 관람객 수가 195만797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인 2022년 약 54만명에 비해 무려 261.9% 증가한 수치다.
지난 27일 찾은 경복궁에도 젊은 외국인 관광객이 가득했다. 이날 만난 미국인 관광객 A씨는 “평소 K팝을 좋아한다. 이번에 한복을 입고 사진을 남겨보고 싶어 친구들과 경복궁을 찾았다. 날씨도 좋고 분위기도 너무 예뻐서 즐겁다”고 했다.
K컬처가 부상하며 고궁도 관광지로서 날개를 펼치고 있다. 특히 경복궁은 K컬처 팬에게 꼭 다녀와야 할 곳으로 꼽힌다.
우선 케이팝 팬들에게 경복궁은 ‘방탄소년단(BTS)’의 무대이기도 하다. BTS는 지난 2020년 9월 조선시대 왕의 즉위식을 거행했던 근정전 앞에서 한복을 입고 공연을 펼쳤다. 이는 미국 NBC 지미 팰런 쇼를 통해 전 세계에 온 에어됐다. BTS 멤버들 경복궁 근정전에서 ‘다이너마이트’를, 경회루에서 ‘소우주’를, 숭례문 앞에서 ‘버터’ 무대가 이어졌다. 아름다운 한국의 문화유산이 알려지는 것은 물론, 전 세계 아미들의 ‘성지’가 되는 순간이었다.
BTS 멤버 뷔는 지난해 서울관광재단의 글로벌 캠페인 영상 ‘서울에디션23’에 출연, 서울의 핫스팟 중 한 곳으로 경복궁을 소개해 호응을 얻었다.
또 지난해 5월 경복궁은 구찌 패션쇼의 무대로 변신하며 세계 패션피플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일본 관광객들에게 경복궁은 남산, 청계천 등과 함께 운을 높여주는 ‘파워스폿’으로도 통한다. 현지에서는 “‘영원히 빛나는 큰 복을 보여주는 궁전’이라는 의미를 지닌 경복궁은 철저한 풍수조사에 근거해 세워져 용맥이 흐른다는 한국 굴지의 파워스폿”이라고 알려졌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외국 관광객들이 단순 방문을 넘어 고궁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와 관련 올해 ‘궁중문화축전’ 외국인 전용 티켓을 처음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궁중문화축전은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 등 서울 소재 5개의 궁궐과 종묘에서 매년 봄·가을 마다 펼쳐지는 문화유산 축제다. 외국관광객은 크리에이트립을 통해 ▲창덕궁 달빛기행 ▲경복궁 별빛야행 ▲경복궁 생과방 ▲덕수궁 석조전 ▲경회루 특별관람 ▲고궁음악회 ‘100인의 공연’ 등 6개 고궁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는 외국 MZ세대에게 우리나라 궁궐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2020년 BTS가 경복궁 앞에서 공연에 나서는 등 한국의 고궁은 해외 MZ세대에게 ‘힙’의 성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에 오면 꼭 한번 가봐야 할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고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덕수궁 석조전 야간투어다. 크리에이트립을 이용한 한 외국인 관광객은 이번 궁중문화축전의 세부 행사 중 하나인 ‘덕수궁 석조전 야간투어’에 앞서 “덕수궁은 한국과 서양의 건축 양식을 모두 볼 수 있어 흥미로운 공간이다. 서울의 야경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석조전 투어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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