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흔든 ‘탁구 게이트’에 입 연 클린스만… “이강인이 손흥민에게 무례한 말”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대표팀 감독(왼쪽)과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지난해 10월 튀니지와의 평가전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질로부터 2개월, 갑작스레 입을 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2일 방송된 오스트리아 세르부스 TV 스포츠 토크쇼에 출연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발생했던 이른바 ‘탁구 게이트’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직접적인 이야기를 전했다.

 

‘탁구 게이트’는 당시 대회에서 대표팀 후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갈등을 빚은 일로, 전 국민의 눈과 귀를 주목시킨 큰 사건이었다. 한국의 아시안컵 4강 탈락이라는 아쉬운 결과까지 겹치면서 무너진 팀워크에 대한 지적이 쏟아지게 만든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했다. 대회가 종료된 후로도 한동안 잡음이 이어졌고, 이강인이 직접 영국으로 날아가 손흥민에게 직접 사과를 건네기까지 했던 사건이다.

 

이를 관망하기만 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사태가 겨우 일단락된 지금에 와서야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 그는 “파리에서 뛰는 젊은 선수(이강인)가 토트넘의 주장인 나이 많은 선수(손흥민)에게 무례한 말을 했다”며 “그걸 마음에 담아둔 나머지 둘이 싸움을 벌였고, 젊은 선수가 손흥민의 손가락을 탈골시켰다”고 말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한국과 태국의 경기에 출전한 손흥민(왼쪽)이 골은 넣은 뒤 이강인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어 “몇 명이 끼어들어 말리고 나서 헤어졌다. 이튿날도 대화를 했지만, 대표팀 전체가 충격을 받아 정신이 없었다. 그때부터 이 팀은 하나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완전히 망가져버린 팀워크에 대해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느낄 수 없는 발언이었다. 마치 제3자, 관찰자 같은 말을 내놓은 클린스만 감독이었다.

 

끝이 아니었다. 그는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거둔 성적은 지난 15년간 최고의 성과였다. 하지만 한국 문화에선 누군가 책임져야 했다. 선수들은 다음 대회에 나가야 해서 코칭스태프가 책임질 수밖에 없었다”며 자신의 경질에 대한 의견까지 전했다.

 

또한 “2년간 한국어를 배워 제한적이지만 단어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선수들 사이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한국 문화에서는 틀렸더라도, 나이 많은 쪽이 항상 옳다는 걸 배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 감독 임기 내내 따라 붙었던 재택 근무 논란 등에 대해서는 “1년 중 하루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을 관찰하려 다녔다는 해명 아닌 해명을 내놓았다. 이어 “한국에서의 1년은 경험과 배움 면에서 환상적이었다. 한국이 월드텁 8강을 뛰어넘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나아가고 싶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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